망신살 뻗친 대학 명문리그 빅-10
간판 팀들이 하위디비전 팀에 연전연패 망신 행진
미시간 이어 미시간 St.·오하이오 St. 안방서 수모
올 가을, 대학스포츠의 최고 명문리그중 하나라는 빅-10 컨퍼런스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팩-10이나 SEC, ACC, 빅-12 등 다른 메이저리그에 뒤처지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아예 경쟁하는 레벨이 틀린 하위디비전 팀들에게 최고 인기스포츠라는 풋볼과 농구에서 잇달아 리그팀이 패하는 수모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가 리그 꼴찌팀들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어느 정도 변명의 여지가 있지만 이건 그런 것도 아니다.
<‘토끼’가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물었다. ‘핀들레이’의 모간 루이스(20번)가 망연자실한 모습의 오하이오 스테이트 선수들과 팬들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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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력한 리그 우승후보로 꼽힌 명문 중의 명문 팀들이 이름도 생소한 팀들한테 잇달아 덜미를 잡히고 있으니 빅-10으로선 한마디로 망신살이 단단히 뻗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들 지경이다.
마지막 쇼킹한 패배는 6일 나왔다. 오하이오 스테이트가 대학농구 시범경기에서 디비전 II 소속의 ‘핀들레이’라는 팀한테 안방에서 68-70으로 패한 것. 오하이오 스테이트는 지난 시즌 NCAA 토너먼트에서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바로 그 팀이다. 반면 ‘핀들레이’라는 학교는 아무리 광적인 대학스포츠팬이라도, 그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면 이름 한 번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이건 ‘다윗과 골리앗’ 정도가 아니라 ‘토끼와 호랑이’의 싸움 같았는데 ‘토끼’가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은 격이다. 물론 오하이오 스테이트는 NBA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뽑힌 그렉 오든(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등 지난 시즌 스타들이 대거 NBA로 떠나가 전력이 상당히 약화됐지만 그렇다고 ‘핀들레이’라는 팀한테 진다는 것은 어떻게 해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바로 사흘 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3일 그랜드밸리스테이트라는 팀이 미시간 스테이트의 홈코트에 들어가 2차연장 접전끝에 홈팀을 85-82로 침몰시킨 것. 미시간 스테이트가 빅-10 우승후보 0순위이자 프리시즌 전국랭킹 8위에 올랐던 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것 역시 ‘토끼’가 ‘호랑이’를 문 것 같은 쇼킹한 결과였다.
특히 미시간 스테이트의 얼굴은 한층 더 벌게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불과 2달전 풋볼시즌 개막일에 벌어진 또 하나의 ‘사건’ 때문이다. 프리시즌 랭킹 5위였고 대학풋볼 사상 통산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빅-10’의 자랑 미시간이 안방 앤아버 스테디엄에서 하위디비전 팀인 애팔래치안 스테이트에 덜미를 잡히는 충격적인 대 이변이 발생했을 때 애팔래치안 스테이트 팬들 다음으로 가장 크게 환호했던 사람들은 미시간 스테이트 팬들이었다.
라이벌의 불명예에 온갖 조롱과 야유를 보내며 기념티셔츠까지 만들어 파는 등 야단법석을 떨었던 그들은 불과 2달만에 자신들이 똑같은 입장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미시간 스테이트가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를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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