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는 정말 이기기를 원한다면 그대로 레이커스에 눌러 앉는 편이 현명할지도 모른다.
싹수 보이는 레이커스에 남는 것이
불스로 가는 것 보다 더 현명할 듯
“불스로 가는 것 아무래도 다시 생각해봐야할까?”
18일 밤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펼쳐진 시카고 불스 대 LA 레이커스의 경기는 한때 시카고 불스행 트레이드설이 유력하게 제기됐던 코비 브라이언트에게 생각을 다시 해야겠다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레이커스에선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면서 트레이드를 공개 요구했고 그 가운데서도 불스행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브라이언트는 이날 경기에서 레이커스(6승3패)가 불스를 106-78로 대파하는 모습을 보며 불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싹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날 경기 결과가 양팀의 현 상태로 정확하게 보여준 것이라면 브라이언트로서는 레이커스에 얌전히 남아있는 편이 훨씬 더 전망이 있어 보인다.
시즌 시작전 많은 전문가들이 동부컨퍼런스의 우승후보 0순위로 꼽았던 불스(2승7패)는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전혀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레이커스는 조단 파마와 앤드루 바이넘, 두 영건들이 연일 기대이상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초반 기대이상의 스타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날 레이커스의 벤치멤버들은 이날 무려 5명이 두자리수 득점을 기록하며 팀이 득점한 106점 가운데 무려 73점을 합작해냈다. 이런 벤치가 있는 한 레이커스의 시즌 전망은 매우 밝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런 팀을 떠나 트레이드 요구를 계속 고집한다면 그것은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브라이언트는 이날 18점을 뽑아 다시 한 번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했으나 이날 불스를 대파한 원동력은 파마-바이넘-루크 월튼-블라드미어 래드마노비치-크리스 밈 등 백업멤버들에서 나왔다. 라마 오돔과 데릭 피셔가 한 자리수 득점에 그치며 콰미 브라운과 로니 투리아프가 부상중으로 거의 뛰지 못한 경기에서 레이커스가 보여준 경기력은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불스는 브라이언트의 트레이드 파트너로 지목되고 있는 주전포워드 루올 뎅이 허리통증으로 뛰지 못했으나 이날은 그가 뛰었더라도 결과를 뒤바꾸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브라이언트 트레이드 루머 때문에 레이커스의 젊은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은 현재까지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는 반면 오히려 불스 선수들은 시카고 홈코트 팬들이 “코비, 코비~”를 외쳐대는 바람에 오히려 집중력을 잃고 헤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 레이커스는 이미 피닉스 선스, 휴스턴 로케츠, 유타 재즈 등 확실한 플레이오프 팀들을 깨며 시즌 6승3패의 호조를 보이고 있어 브라이언트로서는 이 팀에 뭔가 희망을 걸어 봐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브라이언트는 지금까지 팀의 호조에 대해 “아직 흥분하긴 이르다. 시즌은 이제 시작이고 우리는 머리를 물 위에 내놓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며 조심스런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금까지 결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로서는 만약 트레이드가 성사된다 해도 그의 댓가로 상대팀의 주력이 상당히 빠져나가는 트레이드라면 빈 껍질만 남은 집에 가서도 고생하는 건 전혀 득이 아니라는 계산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레이커스 포워드 라마 오돔은 “그(브라이언트)는 다른 곳에 가길 원치 않는다. 여기 머물고 싶어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불스 감독 스캇 스카일스는 “(코비 트레이드는) 끝났다. 이미 끝난 이야기”라고 말했다. 과연 그것이 사실인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됐다면 브라이언트가 굳이 레이커스를 떠나가야 할 이유를 찾기가 힘들어질 것은 분명하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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