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묵
전미주 서울대 총동창회장
나는 영화 전문기자인 한국일보 박흥진 위원의 팬이다. 내 망각의 세계로 가버린 수십년 전 보았던 영화들을 박흥진 위원이 다시 찾아주어 아름다운 추억과 기쁨, 그리고 흥분을 맛보게 해 주는데 항상 감사하고 있다.
영화는 자기의 프리즘을 통해서 보는 것이고, 때문에 모든 이의 느낌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박 위원의 ‘밀양’에 대한 평론을 읽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내가 보고 느낀 것이 조금 다르기에 몇 자 적는다.
바람피우다 교통사고로 죽은 남편, 가면과 속물의 신애는 분노를 가슴에 묻어두고 남편의 고향 ‘밀양’에 아들 ‘준’을 데리고 온다. 그리고 돈이 있는 척하는 속물근성 때문에 아들 준이 유괴되고 죽게 된다. 이 영화는 신의 존재를 둘러싼 신애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박흥진 위원은 20분 정도의 예배장면을 비롯해 군더더기를 잘라내야 한다고 평했으나 나는 어느 장면 하나도 스토리 전개에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영화를 반 기독교적인 결론이 아니라 꿈적하지도 않는 하나님 앞에 스스로 계약하고, 스스로 도전하고, 스스로 무너지고, 스스로 항복하고, 안겨지는, 하나님이 승리하는 영화로 보았다.
신애가 집에 와서 미장원에서 자르다만 머리를 스스로 자르고 그 잘려진 머리카락이 구석 하수구로 흘러가고 그 구석진 곳에 따뜻한 햇빛이 내리비치는 마지막 장면이 이런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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