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위기, 반세기만에
미 최대 금융재난 가능성
미국의 부동산 경기 하강에서 비롯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등 모기지 위기가 과거 반세기 동안 발생한 최대의 금융 재난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서브프라임모기지를 비롯한 모기지 부실에 따른 추정 손실 규모는 1천500억~4천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손실 규모가 4천억 달러에 이를 경우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하는 규모로, 1986~95년 주로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는 저축대부조합(S&L)들이 이자율 상승으로 파산 위기를 겪었던 당시의 손실(약 1천890억 달러)이 GDP에서 차지했던 비중 3.2%와 비슷하다.
또 2000년 초 기술주 버블 붕괴 당시의 손실(약 930억 달러)에 비해서는 많지만 1990년대 일본의 버블 붕괴로 발생한 금융기관 등의 손실(약 2천630억 원)이 GDP에서 차지했던 7%의 비중에 비하면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 등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모기지 위기는 어느 정도 수습이 가능할 것으로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모기지 위기의 정도가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이 얼마나 심하게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는 상황에서 주택시장 붕괴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금융 구조로 인해 해결에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혼란이 정리될 때까지 투자자들의 동요는 지속되고 금융기관의 신용경색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주택가격은 조사 방법에 따라 0.5~10% 가량 하락했지만 가격이 30%까지 떨어질 경우 6조 달러의 주택 관련 자산가치가 사라지게 된다. 주택가격의 급락은 더 많은 주택담보대출자들을 압류위기로 내몰리게 하고, 모기지 관련 증권의 손실 규모도 늘리는 것은 물론 결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현재의 모기지 위기는 과거의 저축대부조합 위기나 기술주 버블 붕괴와는 그 양상이 다르다. 우선 지금의 위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식과는 달리 돈을 빌려 투자한 자산인 집 문제에 집중돼 있다.
평균적으로 모기지 규모는 주택 가치의 절반 정도였지만 최근 몇년간은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었던 관계로 집값의 대부분을 대출로 충당한 경우가 많았으나 집값이 떨어지자 대출금을 갚지 못해 압류로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내년에는 5천억 달러에 달하는 담보대출금이 더 높은 금리로 재조정되게 돼있다.
또한 구조화투자(SIV)나 자산담보부증권(CDO) 등을 통해 다양한 주체들이 시장을 통해 모기지 관련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부실에 따른 피해를 보는 대상이 광범위해지고 그 구조가 복잡해진 것도 위기를 더 오래 지속하게 할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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