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주에서 2년 가까이 거지 생활을 한 적이 있다. 가져간 돈은 다 떨어지고 취직은 안 되고 하여 하는 수 없이 길거리 생활을 하였는데 그때 구세군의 신세를 많이 졌다.
구세군 시설에 찾아가면 밥도 주고 잠도 재워준다. 물론 호주는 사회보장 제도가 있는 국가로서 모든 실업자에게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되는 실업수당을 2주마다 준다.
그러나 나는 영주권이 없기 때문에 이를 신청할 수가 없었다. 그런 사정을 말하였더니 구세군 시설 주방에서 일하면 침식을 해결해 주겠다고 하여 그렇게 했다. 일은 별로 힘들지 않았다.
거기서 감명 깊었던 일은 구세군의 젊고 예쁜 여성 사관들이 100살 가까이 되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노인들이나 지체 부자유 장애인 남자들을 나무의자에 앉혀놓고 목욕을 시켜주는 장면이었다. 나는 천사라는 것이 저런 것인가 싶었다.
나는 얼마 전부터 연말이 되면 적은 액수의 수표를 끊어 구세군에 보낸다. 옛날의 신세를 갚는다는 뜻도 있지만 나도 이제는 이만큼 살게 되었다는 자부심이 더 크다.
돈은 쓰는 데 그 목적이 있고, 되도록이면 써서 뿌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는데 쓴다면 더욱 좋다. 선행을 했다는 뿌듯함을 맛보고 싶다면 구세군에 성금을 보내자.
서효원/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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