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밀어주기 주목, 학사관리 엄격해야
하버드대 91%, 예일대 51%, 프린스턴대 44%, 브라운대 42%.
2001년 각 대학 졸업생중 Honor로 졸업한 학생의 비율이다. 입학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렵다고 하지만 일단 입학하면 끝까지 학생들을 보호하고 밀어주는 명문 사립대를 좋은 시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가지게 한다.
더구나 명실공히 세계 최고인 하버드대의 Honor졸업률이 91%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름값만큼이나 공부하기 어렵다는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들에서 Honor로 졸업한다는 것은 커다란 명예이다. 하지만 10명중 9명의 학생이 Honor로 졸업한다면 과연 그 Honor는 의미가 있는걸까. 과연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
대학마다 해가 갈수록 합격률이 낮아지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학생들이 대학에서 공부가 어려워 헤매고 고생한다면 안타까운 일임은 틀림없다. 대학측도 이를 감안한다는 것이 사실이다. 힘들게 입학한 학생들에게 고문하듯 성적까지 잘 안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하버드대에 입학할 정도의 학생이라면 우수한 학생임은 분명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Grade Inflation”이라는 현상이 일어난다. 성적을 후하게 준다는 이야기이다. 2000년도 하버드대 학생들의 성적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48.5%가 A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클래스에서 절반의 학생에게 A를 주었다는 얘기이다. 대학에서 학과 성적은 전적으로 교수에게 달려있기에 이를 뭐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 같은 현상이 해가 갈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좋은 대학에 보다 많은 학생을 입학시킬 수 있게 하기 위해 비슷한 현상이 고등학교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도 더구나 최고 대학이라는 하버드대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 생각된다.
대학졸업후 대학원에 가려고 하거나 보다 좋은 직장을 갖고 싶은 학생들에게 대학성적은 매우 중요하다. 꼭 이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굳이 성적을 나쁘게 줄 필요는 없다는게 대학의 입장이다.
이러한 추세는 곧 Grade inflation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대학생들의 GPA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10년동안 꾸준히 조금씩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립대와 사립대 모두 마찬가지였다. 각 대학마다 졸업생들에게 Honor를 주는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GPA가 높아지면 Honor로 졸업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실제로 2001년까지 하버드대에서 평균 B만 받고도 Honor로 졸업했다.
모든 명문대들이 이처럼 많은 졸업생들에게 Honor를 주는 것은 아니다. 같은 아이비리그 대학이라도 컬럼비아대는 같은해 25%의 학생이 Honor로 졸업했고 코넬의 경우 그 숫자는 겨우 8%에 불과했다. 아이비리그가 아닌 버클리와 스탠포드대는 20%의 학생이 Honor로 졸업했다. MIT의 경우는 아예 Honor 졸업제도가 없다.
하버드대의 Honor 졸업률은 2002년 보스톤 글로브라는 신문사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전에는 이러한 일이 하버드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하버드대 내부 관계자 이외에는 거의 없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하버드대측은 내외부로 압력과 비판을 받게 되었고 같은 해에 Honor졸업생 숫자를 줄이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Honor로 졸업한 학생수는 2001년 91%에서 2005년에는 60%로 줄었다. 사실 여전히 높은 숫자이다
(213)381-3949
이정석
<하버드대 물리학 박사, 아이비드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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