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민 오면서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늘 지내서 그런지 어떤 특별한 날 정장 차림에 하이힐을 신고 나서면 불편하고 거북하다. 그래서인지 언제 부터인가 나도 모르게 굽이 낮은 구두로 바꿔 신고 말았다.
그런데 어느 일요일 날 예배를 드리고 나오다가 뒷사람들의 말에 머리가 팅 하는 충격을 느꼈다.
A : 요즘은 뒷모습을 보고는 연령을 짐작 할 수가 없어.
B : 구두 뒤 굽을 보면 알 수 있어. 하이힐은 젊은 층이고, 중간높이 굽은 중년층이지. 그리고 노년층은 단화 같은 것. 그렇게 보면 거의 틀림없어.
낮아진 나의 구두 굽을 다시한번 의식하며 집으로 돌아온 나는 신발장에 묵고 있는 하이힐을 꺼내 신어보았다. 그런대로 신을 만했다. 조금은 안심하며 쇼핑을 나가 제법 세련되어 보이는 하이힐을 한 켤레 사 들고 들어왔다.
때 마침 연말 모임이 있어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고 제법 몸의 균형을 잡으며 모임에 나갔다. 결과는 뻔했다.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나고 만 것이다.
발이 불편하니까 걸음걸이가 흐트러지고 그렇게 되니 모양 낸 정장에 구김살이 생겨 볼썽사나운 꼴이 되고 말았다. 구두 굽이 낮아지면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란 말에 몸이 따라주지도 않는 항거를 하다가 고생만 하게 되었다. 나는 나의 허세를 후회하며 나이에 맞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당연한 것인가를 깨달았다.
이제는 하이힐을 신발장 깊숙이 골동품처럼 모셔두고 나이에 맞는 편안한 신발로 몸에 균형을 유지하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김상분/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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