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단순히 2007년에서 2008년으로 넘어가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명박씨가 한국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서울과 워싱턴에는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 당선자는 주로 능력을 내세우는 선거 강령에 기초해 선거운동을 했다. 그리고 많은 관측통들이 한국 내의 상대적 보수화와 관련한 그의 리더십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 자신은 우선적으로 경제와 ‘뭔가 이뤄내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주로 ‘행동’으로 평판을 쌓아올린 인물인 이 당선자가 한미관계의 중요한 부분에서 가장 중요하게 기여할 것은 그가 하는 말, 즉 ‘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다소 아이러니 컬하다.
외교에서 말은 중요하다. 이는 노무현 행정부의 지난 5년 동안 여실히 증명되었던 바이기도 하다. 한국 제1의 동맹국, 미국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실제 정책들을 역사가 평가한다면, 사실 이전의 어떤 대통령들 시절보다 더 적극적이고 친미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적극적 정책 발의들은 종종 노무현 정부 그리고 자주 노 대통령 자신의 부정적이고 모순적이기 조차 한 발언들로 깎아내려지곤 했다.
5년 전 노 대통령 당선 때의 정치적 환경을 감안하면, 미국에 대한 그런 이중적 태도는 놀랄 일이 아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널리 퍼져 있던 걱정, 한국에만 국한되었다고 할 수 없던 부시 행정부에 대한 적대감, 그리고 가장 직접적이기는 미군 장갑차 사고로 인한 두 명의 한국 여학생의 불행한 죽음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 등 모두가 ‘반미’정서를 불러일으키며 노무현씨를 대통령직에 올려놓았고 그와 아울러 미국에 대한 노 정권의 관계의 톤을 설정했다. 그 결과 노무현 정부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의식, 친미 성향의 정책들을 종종 가볍게 다루거나, 무시하거나, 때로 동맹에 대해 적대적이기 조차한 투로 설명을 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좀 우유부단한 기색만 보이면 그대로 너무 친미적이라는 평판을 얻는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2008년 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맞을 한국의 상황은 대단히 다르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자들까지 합치면 보수진영 후보들은 지난 달 선거에서 60% 이상의 표를 모았다. 북한의 핵실험, 전시 작전권 이양 문제, 고구려 역사에 대한 중국과의 갈등 및 몇몇 다른 요인들이 합쳐지면서 한국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한미동맹에 대한 지지가 높아진 것 같다. 이 당선자는 선거공약으로 한미관계 강화를 내세웠고 한국 유권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 정책에 있어서는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 정권 하에서도 계속 유지되어 온 미국과 한국 정부 간의 긴밀한 실무급 공조체제가 지속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 대통령당선자가 가장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이는 부분은 정치적 수준이다.
이 당선자의 정치적 기반은 양국 간 동맹 강화를 환영하고 있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는 추호의 망설임 없이 미국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할 것이며 동맹관계 유지를 내세워 각 정책 결정들을 정당화하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는 워싱턴과 서울의 핵심 지도자들 사이의 개인적 사사로운 관계들이 이런 환경에서 꽃을 피울게 될 것이다. 이미 서울로부터 일단의 대표들이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해 워싱턴 방문 스케줄을 잡아놓고 있고 다수의 미국 내 연구소와 지원 단체들이 미국과 한국간 관계 강화 추천안을 제안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노력들은 시의적절하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이라는 중요한 미완의 사업에 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뿐 아니라 북한이 지난 연말을 시한으로 완전하고도 정확한 핵 프로그램 신고를 하지 않은 문제 역시 한국과 미국 간 긴밀한 공조를 필요로 한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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