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함께 대선 보며 꿈 키워야
현재 펼쳐지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여러 면에서 무척 재미있다. 여자나 소수민족 출신이 차기 대통령이 되는 것이, 흑인 시인 랭스턴 휴즈의 ‘A Dream Deferred’에서 처럼 더 이상 ‘지연된 꿈’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꿈’이기 때문이다.
지난 7년 동안의 공화당 정책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민주당 대통령을 선출할 것이 거의 확실할뿐 아니라, 정책면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내어 놓는 이슈가 대다수의 유권자들의 실생활과 더욱 직결되기 때문이다.
만약 버락 오바마 의원이 민주당 후보가 된다면 그는 마틴 루텅 킹 목사의 ‘I Have a Dream’ 의 외침을 실현하는 셈이 될 것이다. 사실상 그는 이미 아이오와의 민주당 예선에서 부분적으로 그 꿈을 이미 실현시켰다고 할 수 있다. 흑인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진지 140년만에(흑인 투표권은 1868년, 흑인 프레드릭 더글러스의 노력으로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때에 입법됨) 백인이 전체 인구의 93.9%인 아이오와주의 민주당의 첫 예선투표에서 이긴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오바마는 백인 어머니와 케냐 출신의 하버드 대학 박사학위 소지자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초선 상원의원이다. 그런 그가 조직과 경륜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다른 후보들을 능가했다. 또한 이번 주 화요일에 치러진 뉴햄프셔 예선에서는 미 역사상 최초로 전 퍼스트 레이디였던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1920년 여성 투표권이 입법화 된 후, 처음으로 대통령 후보로써 여자가 우세했다는 그 자체로서 힐러리는 미국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역사를 되짚어 보면, “동등한 시설일지라도, 흑인과 백인이 별도의 교실에서 공부하게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위헌”이라며 공공시설 사용에서 ‘흑백의 통합’을 판시한 캔사스주의 브라운 대 토페카 교육위원회 케이스(1954년) 이후 반세기만에 ‘불가능의 사회’에서 “할 수 있다, 하면 된다”의 사회로 변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1974년에 통과된 닉슨 대통령 시절의 ‘교육 기회의 평등에 대한 법’(Equal Educational Opportunities Act) 이후 33년만에 여성과 소수민의 정치 참여에도 비교적 기회가 주어지는 미국사회에 살고 있음을 실감케 해준다.
사실상 1960년대에 킹 목사를 위시한 많은 흑인 민권 운동자들의 활동으로 린든 존슨 대통령 시절에 민권법안이 1964년 통과됐고 뒤 이어 이민법 개정안이 통과했다. 따라서 1965년 이후에 가족단위로 대거 이민 온 한인 이민자들은 흑인들의 민권 운동 덕택으로 인종차별이 훨씬 줄어든 미국사회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하게 된 셈이다.
실로 미국사회는 지난 40여년간 여러 면에서 많이 변모해 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상무장관 로널드 브라운과 여성 국무 장관 매들린 울브라이트를 기용했었다.
이어 현 부시 대통령은 흑인 출신의 두 남녀 국무장관 콜린 파웰과 콘돌리자 라이스를 기용했다.
또 현 루이지애나 주지사 바비 진달은 인도계이며, 전 워싱턴 주지사 게리 록은 중국계였다 . 그렇다면 미국은 더 이상 ‘지연된 꿈’의 나라가 아니라, ‘꿈의 실현이 가능한 나라’일지도 모른다 .
만약 힐러리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 인구의 절반인 여성들은 ‘여자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데 대한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조언으로 미국이 세계 제일의 부강국의 자리를 쉽게 되찾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오바마 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그의 이름대로(케냐어로 Obama는 ‘방패’란 뜻) 소수민족의 방패막이가 되어 미국을 다양한 인종이 모여사는 ‘화합된 미합중국’으로 이끌고 나갈지도 모른다.
이번 미 대통령 선거에 자녀들이 귀 기울이도록 해보자. ‘지연된 꿈’이 아닌 실현될 수도 있는 ‘자녀들의 꿈’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클라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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