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를 0.75%p 전격 인하한 22일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가 주가추이를 살피고 있다.
글로벌 증시 패닉 차단
인플레 주시 성장우선…추가 인하 가능성도
■ 배경과 전망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2일 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했다. FRB는 침체위기에 빠진 미 경제와 신용경색의 늪으로 점점 빠져들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을 구하기 위해 이날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방기금금리를 4.25%에서 3.50%로, 재할인율은 4.75%에서 4.0%로 대폭 인하했다. FRB가 금리를 0.75%포인트나 내린 것은 1980년대 초 이후 처음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본격적으로 초래했던 작년 9월 이후 연방기금금리는 이로써 1.75% 인하됐다.
▲글로벌 증시 패닉이 배경
FRB는 9.11 테러 직후인 지난 2001년 9월17일 이후 6년여만에 처음으로 긴급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 발단은 달랐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글로벌 증시의 동반 패닉 현상이 그 배경이었다는 것은 일치한다.
미국발 경기후퇴 공포감으로 미국, 아시아, 유럽 등의 증시가 차례로 무너져가고 있는 긴급한 상황이 벌어지자 1월 FOMC 개최를 7일 앞둔 FRB가 금리인하 카드를 더 이상 늦기 전에 뽑아들었다는 분석이다.
MFR의 이코노미스트인 조슈아 샤피로는 “FRB의 전격 금리 인하는 글로벌 증시의 동반 폭락이 있은 후 이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였음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예정된 것이었다는 점에서 신선도는 떨어진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17일 연방 하원 예산위에 출석, “경기후퇴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추가 조치(금리인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종전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FRB 경기후퇴 위험 인정
FRB는 이날 긴급 FOMC 성명서에서 미 경제 진단과 관련한 그동안의 애매모호한 입장을 접고 경기후퇴 위험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는 FRB의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 방어 보다는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완전히 전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난 1982년 이래 26년만에 가장 큰 폭인 0.7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의 경제성장 하강 위험이 남아있다”는 고백한 게 이를 입증한다.
특히 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양대 축인 주택경기침체와 신용위기가 `현재 진행형`이며, 그 여파가 전반적인 경제로 급속히 파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성명서 곳곳에 담았다.
▲추가 금리인하 지속 전망
연방기금금리의 경우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0.75% 포인트나 대폭 인하됐지만 추가 인하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미 경제가 불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FRB가 경기침체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금리를 오는 3분기까지 2.5%로 내릴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1월 기존주택 잠정 판매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데다 작년 12월 실업률도 2년래 최고치인 5%까지 상승, 고용시장까지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금리인하가 불가피한 이유로 제시했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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