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퍼스는 노장 포인트가드 샘 카셀(왼쪽) 등 마이크 던리비 감독에 불만이 쌓인 선수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스털링 구단주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며 던리비 감독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클리퍼스 구단주-감독 공개 신경전
허구한 날 깨지다 보니 마침내 집안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LA 클리퍼스의 구단주와 감독이 한심하게도 언론을 통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클리퍼스는 올 시즌 다친 선수가 워낙 많아 좋은 성적을 내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건만 괜히 악명 높은 도널스 스털링 구단주가 아니다. 최근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나는 LA 팬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팀을 내놓고 싶은데 그게 엘진 베일러 제너럴 매니저와 마이크 던리비 감독에게 벅찬 일이라면 팀에 변화를 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해 집안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클리퍼스를 이끄는 두 사람에게 자존심 상하게 공개적으로 경고를 준 셈이다.
한 때 ‘덤(Dumb·바보)리비’로 불리기도 했던 던리비 감독이 이 소리를 듣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그가 구단주인데 누가 말리나. 감독교체는 그의 자유다. 하지만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다. 이 상황에서 나 대신 그 누구를 감독으로 불러들여도 절대 더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며 발끈했다.
던리비에 따르면 클리퍼스는 애당초 ‘농구인’들이 농구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내버려뒀으면 최소한 지금 이 지경에는 이르지 않았다. 농구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는 프론트 오피스의 양복 입은 신사들이 계산기만 두들겨 보고는 작년 여름에 추진했던 딜들을 모두 무산시키는 바람에 지금 선수가 모자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털링 구단주는 현재 퍼시픽 디비전의 바닥을 훔치고 있는 클리퍼스에 대해 결론만 말하자는 식이다. “내 철학은 가장 좋은 인재들을 채용해 그들이 실력을 발휘하게 내버려두는 것이다. 하지만 맡겨본 뒤 원하던 결과가 안 나오면 별 다른 방법이 없다. 참고 시간을 좀 더 줘 보거나 갈아치우는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둘의 관계는 훨씬 좋았다. 클리퍼스가 NBA 플레이오프에서 LA 레이커스보다 더 오래 탈락하지 않고 버티자 스털링 구단주는 던리비를 NBA의 ‘탑5’ 연봉 감독으로 만들어줬다. 하지만 스털링 구단주는 던리비 감독의 계약을 4년간 2,200만달러에 연장한 지 1년도 못돼 불만이라며 감독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던리비 감독이 스털링 구단주의 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둘의 생각은 다르다. 부상이 많건 적건 간에 스털링 구단주는 아직도 클리퍼스가 플레이오프 팀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던리비 감독은 “정신이 나간 사람이 아니고는 우리의 플레이오프행에 절대 베팅하지 못 한다”고 말한다.
던리비 감독은 남은 시즌 전망에 대해 “내 성격문제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눈앞만 보고 가지 못한다. 나는 항상 구단주의 입장에서 팀을 운영하려고 한다. 팀의 장래에 도움이 되는 딜만 만들고 싶지 발등의 불만 끄는 딜은 자살행위다. 올해 당장 몇 승만 더 올리겠다고 남들이 버리겠다는 연봉부담이 큰 선수들을 떠맡으면 당장 뉴욕 닉스 꼴이 된다. 내가 구단주라면 절대 그런 식의 비즈니스는 못 한다”며 무리한 트레이드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던리비에 따르면 클리퍼스는 엘튼 브랜드와 숀 리빙스턴만 돌아오면 남들이 부러워할 아주 좋은 팀이다.
하지만 클리퍼스는 브랜드와 코리 머게티가 올 시즌을 끝으로 1년 남은 계약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계약파기 옵션을 쥐고 있어 이번 여름에 완전히 망가질 수도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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