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상식을 뛰어넘은 발상으로 청계천을 복원하더니 이번에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깃발을 높이 쳐들고 있다. 그러나 경부 운하는 청계천 복원과는 달리 백두대간의 허리를 끊고 땅의 속살을 깊고 넓게 파내어 물길과 지형을 바꿈으로써 국토를 동서로 갈라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이다. 그래서 국민의 정서인 풍수지리상으로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그 위에 운하의 물은 거의 담겨있는 상태이고 보니 지구온난화로 장차 해수면이 상승하면 바닷물이 내륙으로 역류할 것이고 또 집중호우 시에는 땅위의 물을 빨리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세계 도처에서 큰 비로 도시와 농경지가 물바다가 된 광경은 운하가 발달된 유럽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당선자는 경부 운하와 충청 호남 운하 모두를 민자로 추진한다고 한다. 솔직히 시간이 흐를수록 물류 운송의 효과가 반감하는 운하사업에다 수조원을 투자할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반대급부가 운하 양안의 개발권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달빛이 교교한 밤 별빛이 쏟아지는 운하위로 흐르는 유람선에서 불야성을 이룬 관광단지의 야경은 그 배경에 명산들의 운치를 더하고 있어 상상만 해도 온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올 것만 같다. 이 당선자는 운하 따라 라스베거스와 같이 돈이 꿀물처럼 흐르는 관광 공화국을 꿈꾼다.
그러나 운하의 물은 줄기도 넘치기도 하고 경제도 병들기도 좋아지기도 한다.
세계 경제도 향후 5년이 문제이다. 지구는 병들어 있고 지구촌은 가난해지고 있다. 강물을 마실 수 있고 불로초인 산삼이 자생하는 천혜의 땅에다 한시대의 경제를 위해 금수강산을 파괴하는 운하건설은 불가능을 가능케 한 두바이 효과를 모델로 한 이 당선자의 정치적인 야심이다.
대운하 건설은 국가의 만세대계이어야 한다. 충분한 검증과 국민적 동의가 절대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5년간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더니 이 당선자는 시간을 세워 두려하고 있다. 경부 운하계획만은 접어야 한다.
남진식/사이프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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