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제국의 흥망성쇠
과거 미국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이른바 culture shock을 느꼈다.
필자도 20년 전 미국 땅을 처음으로 밟았을 때 언어 음식 생활방식 등의 차이로 인해 한동안 고생을 했다. 하지만 요즘엔 상황이 아주 많이 달라졌다.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세계화와 국제화를 부르짖은 결과 한국은 세계 어디에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국제화가 되어 요즘 한국 사람에게는 미국식의 문화나 사고 음식 등 어떤 것도 그다지 생소하지 않다. 오히려 최근 미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종류의 culture shock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것은 잔뜩 기대하고 와서 직접 겪어 본 미국이 서울에 비해 여러 가지 면에서 뒤떨어지는 데에서 오는 놀라움이라고 한다.
특히 우리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LA 코리안 타운은 현재 서울보다 10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말들 한다. 잘 사는 미국이라도 인터넷 음식 미용 패션 등 의식주의 여러 부분에서 서울이 로스앤젤레스 혹은 뉴욕을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미국에 온 젊은 층은 서울의 세련됨과 편리함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요즈음엔 한국의 문화와 패션이 미국의 한인사회로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에서 한국식 셀폰이 생겼고 강남의 패션 스타일이 로스앤젤레스 거리에 유행하고 뷰티 샵과 식당 카페 등 한국의 젊은 문화가 빠른 속도로 들어오고 있다.
고통의 IMF 위기를 넘기면서 개방과 변화와 국제화 노력의 결실로 한국은 또 한번의 도약을 했다. 물론 국력으로 따지면 미국은 한국이 따라갈 수 없는 초강대국이다. 강대국이 되는 5가지 조건 즉 영토 인구 자원 문화 그리고 군사 어느 것 하나도 한국이 미국보다 앞서는 것이 없다.
사람들은 현재의 초강대국 미국을 옛날 로마제국의 위용에 비유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생겼듯이 로마제국은 그 당시 최강의 국가였다. 미국과 로마제국은 여러 인종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나라이다. 특히 로마제국은 정복전쟁을 거치면서 이민족들의 문화 관습 사고 생활방식을 효과적으로 잘 흡수하여 발전시켰다. 그러면서 로마제국은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초강국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미국도 처음부터 다양한 이민자들로 인해 세워졌다. 사실 현재 미국에는 세계 모든 인종이 다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갖 민족들이 너무도 다른 문화 관습 언어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이야 말로 미국이 세계 초일류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제일 큰 힘이었다. 다른 문화들이 모여 섞여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졌다.
다른 사고방식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다. 다른 것들이 섞여 새것이 만들어지는 변화의 힘으로 미국은 여태껏 세계를 이끌어 나갔다. 다른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 줄때 새로운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는 바로 새롭고 건강한 역사이다.
그렇게 찬란하던 로마제국이 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바탕에는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가장 컸다. 다양성과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아무리 초강대국이라도 무너져 버린다.
최근 들어 미국 내 반이민 무드가 고조되고 있다. 이민자들의 후손들이 같은 이민자들을 마치 범죄자 보듯 한다. 이민자들이 자기들의 삶의 질을 훼손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민자들이 와서 미국의 이익에 공헌한 것보다 이민의 나쁜 문제점만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좋거나 싫거나 역사는 끊임없이 되풀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역사를 통해 제국의 흥망성쇠의 과정을 배운다. 제국의 흥망성쇠의 한가운데는 항상 변화와 다양성이 존재했다. 변화와 다양성을 배척하고 무시한 과거의 강대했던 제국들의 끝은 참으로 비참했다.
홍영권 (USC 의대 교수) www.MyIvyDream.com 213-381-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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