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샌디에고 태평양 국제관계 대학원(IRPS) 주최로 열린 남북 영화제에서 3일에 걸쳐 11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한국의 박광수 감독과 데이빗 제임스(USC)와 유종성(UCSD-IRPS) 교수 등을 초청하여 학생들과 공개토론도 했다.
북한 영화 ‘우리의 향기’는 외래 것을 사용하지 말고 우리 것을 사랑하자는 주제였다. 두 다른 가정의 처녀 총각을 연애하게 만들어 놓고 은근히 북한체제를 선전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1960년대의 수준과 비슷했다. 주변의 자연 경치도 무척 아름다웠다. 하지만 명령에 따르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있을까 궁금했다. 영화의 장면과 달리 아직도 풀뿌리를 캐 먹고 살아가는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5·18작전의 암호)’는 객석이 만원이었다. 젊은 학생들과 외국인들이 객석을 메웠다. 그런대로 당시의 상황을 잘 표현해 준 영화라고 생각된다. 살인 장면이 나올 때마다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마음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향해 명복을 빌었다. 자유를 향한 역사는 늘 이렇게 희생이 따랐다.
춘향전을 각색, 북한에서 만든 신상옥 감독의 ‘사랑 사랑 내사랑’ 뮤지컬은 역시 감동이었다. 남한의 노골적인 성관계를 보여주던 임권택 감독의 현대판 춘향전보다도 훨씬 즐거웠다. 한국적이고 고전적인 냄새가 물씬 풍겼다. 역시 신상옥 감독은 한국 영화계의 거인이다. 홍길동전은 보지 못했지만 찬사의 소리가 넘쳤다. 남북한 문인들이 오고 가는 요즘 한국 정부는 남북한 영화들을 서로 교환하는 작업을 활발히 해야 할 것이다.
최미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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