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날씨가 계속해서 맵고 쌀쌀 맞는 날은 혼자 계신 친정엄마에게 자주 전화를 걸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꽤 정정하시던 어머니는 아무래도 이번 겨울이 꽤 힘든 겨울이 될 듯하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가여운 세대들이다. 우리 엄마랑 그 시대의 어르신들. 보리고개라는 말의 의미를 몸소 겪은 세대들이라 이제 조금 살만하고 보니 노년의 문턱에서 이런저런 만성병이라는 원치 않는 못된 친구들만 곁에 남은 셈이다. 더구나 배 속의 모태 영양이나 어릴 때 영양이 부실하던 세대가 후에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게 되면 마치 용량이 작은 기계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하면 고장이 나듯 당뇨병에 걸리게 된다고 하니 일제시대나 6.25전쟁을 치루며 어린 시대를 보낸 우리 어머니들이나 6.25전쟁 이후 부실한 영양으로 자라난 우리 모두들이 사실 당뇨병의 위험에 직면해있는 셈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우리 주변에 눈에 띄게 당뇨병이 많아졌다. 당뇨병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병이며 체계적인 관리만 하면 무서운 합병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병이지만 우리 미주 한인들처럼 바쁜 생활을 하다보면 정확한 지식과 관리기술을 터득하기 힘들다. 의료 보험률이 낮고 병원 문턱을 높게 여기는 우리 이민생활의 특성을 타고 이런저런 약장사꾼들이 던지는 광고 문안도 유혹적이어서 우리를 종종 혼란에 빠뜨리곤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런 신약 한재에 당뇨가 나을 것 같으면 그런 약 회사들이 왜 금방석과 노벨상을 거머쥐지 못하고 작은 한국 이민시장만 공략하겠는가.
당뇨 조절은 매일 매일을 하루 같이 식이요법, 운동, 그리고 의사 선생님들이 처방해주는 약으로 꾸준히 하는 수밖에는 비방이 따로 없다.
그나저나 단 음식도 마음대로 들기 어렵고 외로움만 커가는 우리 부모님들에게 따뜻한 겨울이 되었으며 좋겠다.
김미영/존스합킨스대 간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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