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후보 경선의 분수령이 다가오고 있다. 12일 열린 워싱턴 DC,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소위 ‘포토맥 경선’을 거쳐 이 달 말 위스콘신, 하와이 경선이 끝나면 다음 달 초 사실상 대세를 판가름할 텍사스와 오하이오 예선이 남아 있다.
그러나 경선만으로 판가름 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예선(프라이머리)과 당원대회(코커스) 결과만으로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후보의 승패가 갈리지 않을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지지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누구에게도 투표할 수 있는 ‘수퍼 대의원’이 판세를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주자가 누구를 러닝메이트로 택할 것인지가 벌써 거론되고 있다. 오바마는 상원 진출에 도움 받은 톰 대슐 전 연방 상원의원이나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를 거명하고 나섰으며 힐러리는 웨슬리 클라크 전 대통령 후보나 히스패닉 표를 의식,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고려하고 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은 침례교 목사인 마이크 허커비와 미네소타 주의 재선 주지사 팀 폴렌티를 검토 중이다.
공화당은 사실상 매케인으로 후보가 결정된 상태며 민주당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오바마의 역전(48%)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BS TV의 ‘60분’ 프로그램은 하루에 100만 달러씩 들어오는 선거 후원금으로 재정이 튼튼하고 10일 현재 1,096명의 대의원(총 4,049명)을 확보한 오바마를 승자로 전망했다.
반면 힐러리는 대의원 1,111명을 확보했으나 자금난에 시달리고 대선 사무장을 전격 해고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이나 여성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은 본선서 최대 강점인 동시에 약점도 될 수 있다. 두 사람 선거 공약은 별 차이가 없다.
오바마의 ‘검은 돌풍’은 ‘검은 JFK’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케네디의 젊은 열정을 상기시키고 있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미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은 백인 남성이 돼야 한다는 관념이 깨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바마는 선거자금도 5일간 720만 달러를 걷어 힐러리의 640만 달러보다 많다. 오바마 돈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65만 명의 소액 헌금자로부터 걷어 추가 모금이 쉬운 반면 힐러리는 로비단체나 회사 지원금으로 이미 기부한도에 달해 자금 고갈 위협을 받고 있다. 힐러리는 선거 캠프에 자기 돈 500만 달러를 긴급 융자해야 했다.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컴백 키드’(돌아온 아이)로 지난 2000년 대선 예비경선에서 현 대통령인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패배한지 8년 만에 대선 본선에 나가게 됐다. 그는 72세에 대선 승리를 하면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매케인은 “당의 단합만 보장되면 어느 민주당 후보라도 이겨낼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의 핵심 보수층들은 세금과 이민정책에 대한 공화당의 전통적인 입장을 따르지 않았던 매케인에게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인 정치력 신장은 투표에서 나온다. 대선 후보 지명전부터 한인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미 주류 사회로부터 대접 받을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본선은 물론 남은 예선에 빠짐없이 참가하는 자세를 보이자.
김현길
지리학 박사·전 연방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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