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호스피스 서비스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폐암 선고를 받은 이후 방사선 치료와 약물 치료 등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하기를 여러 차례 해왔지만 병세가 호전되지 못하고 점차 몸의 다른 곳으로 전이되기 시작해 결국 의사로부터 더 이상의 치료는 힘들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홈 헬스 케어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간호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진단으로 그것마저도 받기 힘든 상황이 되었는데 그때 홈 케어를 하시던 지인으로부터 호프 호스피스를 소개받게 되었다.
사실 정부나 민간에서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제공하는 간호 서비스 프로그램들은 많이 있지만 이는 대부분 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보니 우리처럼 생의 마지막 시간을 준비해야 하는 환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는 나와 같은 말기 암 환자들이 남은 시간을 좀 더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주 고마운 손길이다.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기 시작하면서 한 달에 한 번 담당 의사가 집으로 방문하는 것은 물론 매주 두 차례씩 담당 간호사가 찾아와 혈압이나 체온, 맥박 등을 재어 내 상태가 어떤 가 살펴봐 주고 있다. 또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내 몸 하나 씻는 일조차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하기 힘들게 되는데 호스피스 서비스에서 나오는 분들이 매주 두 차례 목욕하는 일을 도와줘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호프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의사와 간호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보다 죽음의 문 앞에 좀 더 가까이 와 있는 지금 살아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게 남은 시간을 마음 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옆에서 손을 잡아주고 있는 호스피스 간호사와 의사, 그리고 모든 스태프들에게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헬렌 정/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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