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닐과 새로 손을 잡은 선스 가드 스티브 내쉬(왼쪽).
샤킬 오닐(왼쪽)은 20일 피닉스 선스 유니폼을 입고 전 레이커스 동료 코비 브라이언트와 맞붙는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샤킬 오닐, 오늘 선스 데뷔전서 코비 브라이언트와 충돌
‘공룡 센터’ 샤킬 오닐이 피닉스 선스의 속공에 가담할 준비를 마쳤다. 20일 마침내 뜬다.
공교롭게도 오닐의 선스 데뷔전 상대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이끄는 ‘친정팀’ LA 레이커스. 오닐은 19일 연습에서 마지막 정비를 끝낸 뒤 “(NFL 와이드리시버) 랜디 모스, 터렐 오웬스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때마침 레이커스를 잘 만났다는 듯 씩 웃었다.
오닐은 선스로 트레이드 된 후 “35세 나이에 바퀴가 잘 안 돌아가는 ‘늙은 공룡’과 속공 위주 선스는 궁합이 안 맞는다”는 말을 귀가 아프도록 많이 들었는데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도 빠지지 않고 한 마디를 거들었던 게 섭섭하다. 잭슨 감독은 오닐이 선스로 트레이드됐을 때 “아웃오브바운드 때마다 공을 잡고 다른 선수들이 준비되길 기다리는 역할이나 할 것”이라며 비웃은 바 있다.
오닐은 이에 대해 “그는 자신이 코미디언인줄 아는데 우긴다. 하-하, 정말 웃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을 할 때 전혀 웃는 모습이 아니었다.
오닐은 “나는 원래 사소한 것을 다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꼭 기억해두는 것들이 있으니 웬만한 사람들은 입을 조심하는 게 현명하다”며 잭슨 감독에 경고장을 보냈다.
선스의 마이크 댄토니 감독은 오닐에 대해 “그가 뛸 마음이 있을 때는 아직도 얼마나 잘 뛰는지 사람들이 보면 놀랄 것이다. 우리의 간판스타인 스티브 내쉬도 오닐의 영입에 대 찬성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댄토니 감독은 레이커스와의 홈경기에 스타터로 투입할 오닐을 약 20분간만 뛰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코비의 뉴 ‘원투펀치’ 파트너는 파우 가솔(왼쪽)이다.
내쉬는 “오닐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려면 우리가 변해야 한다. 그 동안 우리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골밑에 NBA에서 가장 큰 선수를 두게 돼 든든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오닐도 태도가 바뀌었다. 이제는 ‘시니어 어드바이저’로 내쉬와 아마레 스터드마이어를 받쳐주는데 만족한다며 새 팀에서는 간판스타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자신은 이제 “무술영화에 나오는 하얀 수염의 늙은 도사와 같은 존재”라며 웃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내쉬도 “위대한 ‘매스터’로부터 배우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오닐은 MVP 포인트가드 내쉬와 손을 잡은 것에 대해 올랜도 매직 시절 스캇 스카일스(전 시카고 불스 감독)와 뛸 때가 생각난다고 했다. “1인치라도 틈만 만들면 스카일스가 항상 완벽한 패스를 찔러줘 농구가 재미있었다. 패스가 올 것을 알기에 더 열심히 뛰게 됐다”며 “지난 2년 동안은 달려봤자 제대로 패스해주는 가드가 없어 안 뛴 것이지 못 뛴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닐은 또 선스에 합류해보니 (40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할 준비가 된 팀이라는 것을 느꼈다. 나도 엄지손가락에 낄 통산 5번째 우승 반지가 필요한데 잘 됐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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