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열정이 어디서 나온 걸까?” - 올 민주당 경선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문이다. 그 열정은 이번 선거의 매우 특이한 ‘사건’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요즘 같이 바쁜 세상에 자기 시간 쏟아 붓고, 그도 모자라 돈 갖다 바치고, 때로 육체노동도 불사하면서 스스로 신이 나서 어쩔 줄 모르는 무리들이 있는데, 바로 오바마 캠페인 자원봉사자들이다. 그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 헌신은 이번 선거의 향방과 별도로 정치 전문가들의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캠페인과 버락 오바마 캠페인은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민주당 전국 네트웍을 탄탄하게 틀어쥔 클린턴의 막강한 조직력 앞에서 오바마는 허허벌판에 홀로 서있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던 허허벌판에서 이름도 없고 경험도 없는 보통사람들, 민초들이 수 없이 일어나 조직이라는 전차를 막아내는 것이 이번 선거의 이변이다. 풀뿌리 조직, 혹은 정치적 개미군단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오하이오 예비선거만 해도 그렇다. 오하이오에서 인기 높은 테드 스트릭랜드 주지사를 비롯, 민주당 공직자들은 줄줄이 클린턴을 지지했다.
어느 주를 가든 클린턴 부부는 오랜 세월 우의를 다져온 친지들이 있고, 각주의 민주당 조직과 뿌리 깊은 교분을 맺고 있다. 그들이 클린턴의 지지기반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래서 클린턴 측 자원 봉사자들은 대개 나이가 많고 선거운동 경험이 많은 것이 특징. 선거본부에서 전화 몇 통 하면 민주당 조직이 가동되어 자원봉사자들 수천명은 며칠 내로 모을 수 있다고 자신하던 조직력이다.
반면 오바마 캠페인 자원봉사자들은 누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나선 자생적 세력들이다. 오바마를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지만, 그의 정치적 비전에 반해서 순수한 열정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대개 나이는 젊고, 선거운동 같은데 관여해본 경험이 없으며,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조직은 동네 단위로 만들어져 제각기 가동되다 보니 오바마 캠페인 웹사이트에는 이름도 올라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캠페인 본부에서 지원을 해주는 것도 없고, 오바마가 찾아가서 ‘수고 한다’고 격려할 가능성도 없다. 그런 데도 장소 기부해 선거사무실 만들고, 자기 돈 내서 선거운동원들 피자 사 먹이며 봉사하는 그룹이 오하이오에만도 300개나 된다고 한다.
클리블랜드의 한 고등학교 여교사 케이스가 일반적인 예. 보조 교사인 그는 11개월 전부터 오바마 선거운동에 나섰다. 먼저 형편껏 오바마 캠페인에 기부금을 낸 후 오바마 웹사이트를 통해 같이 일할 자원봉사자들을 구하고 자기 집 거실에서 전화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미장원 하는 친구들을 설득해 고객들을 조직, 수백명에 달하는 오바마 지지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냈다.
오바마 바람은 미전국에서 우후죽순처럼 일어난 이들 이름 없는 조직의 힘이다. 풀뿌리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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