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춥지도 않고 바람도 잔잔하여 구름 사이로 햇볕도 좋은 날이다. 주차장 시설도 넓고 주위 환경 조성도 잘 되어 있고 신문광고도 꾸준히 하는 넓고 쾌적한 스왑밋이다. 120개 점포가 들어서 있는 잘 되어 갈 수 있는 여건이 좋은 스왑밋 안에서 아기 옷, 아동복을 파는 알맞은 크기의 가게를 하고 있다.
요즘 경기 침체라는 말도 있지만 판매 부진이 심하게 보인다. 손님이 뜸하고 가격을 현저하게 낮게 매겨도 값만 물어보고 가는 실정이다. 오늘은 오후 3시가 되도록 아무것도 팔지 못하고 있다. 그 전날은 18 달러를 팔고 왔다.
가게 안을 둘러보고 “혹시 내가 옷을 잘못 꾸며 놓았나?” 해서 청소도 해 보고 옷들을 이리 저리 옮겨서 꾸며 놓고 가격도 낮추고 예쁘고 귀엽고 깜찍한 드레스 옷들은 손님 눈에 잘 보이는 높이에 걸어 보고 치수가 빠진 옷은 원가에 판매세일 품목으로 놓아 본다.
“이 지역 손님들 취향과 문화적인 것을 내가 잘 모르고 있어 물건을 잘못 구입하고 있나?” 등등 반성도 해보지만 여전히 손님은 없다. 왜 손님이 없을까.
이른 아침부터 남편과 함께 자바로 발품 팔아 “안녕하세요? 잘 되고 계시죠?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며 도매상의 도움도 받으며 새롭고 실용적인 것을 찾아다니며 구입한 옷들인데 어쩌다 들어온 손님은 “이 옷 얼마죠? 비싸, 비싸요” 하며 사지 않는다.
싼 것 10달러, 5달러 정도 되는 옷으로, 그것도 좋은 물건만 쏙쏙 골라서 보면서 가격 인하, 인하만을 요구한다. 요즘은 값싸게 사가는 손님조차 줄어들었지만. 아이들 옷은 작년 12월도 45% 정도 판매가 부진했었다.
오늘은 썰렁한 스왑밋 분위기다. 시간이 갈수록 난 앉았다 일어섰다 “저 점포 저 라인 쪽은 장사가 되고 있나? 손님들이 다니고 있나?” 궁금해 가보기도 한다. 책도 보다가, 라디오 찬양 찬송가도 듣다가 기도도 해 본다.
안절부절 불안하고 나약해지고 초조하여 조급한 마음으로 12시간을 한 손님이라도 와라, “와 주세요, 딱 한 손님만 이라도 제발...” 빌고 가슴 조이며 염려 근심 걱정으로 “이 많은 좋은 물건을 하나도 못 팔고 빈손으로 집에 가야 하나...” 하는 생각에 서글퍼진다. 문을 닫고 무릎 끓고 “감사합니다, 아무것 못 팔아도 많은 물건과 이런 점포를 하게 해주심을 감사합니다”라고 기도드리는데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소리 내어 나도 모르게 울고 있었다.
남편은 우는 나를 보고 무척 놀라하며 “괜찮아요. 내일 많이 팔 거야 울지 말아요” 하며 위로와 격려를 해 주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팔지 못했어요, 공치고 가요, 어떻게 살아요” 하며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남편과 나는 3년을 정성들여 빚을 지면서도 아기 옷 점포를 감사한 마음으로 꾸며 왔다. 많이 벅차하면서 살아 보려고 했는데 오늘 공치고 돌아가는 심정에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왜 남편에게 더욱 미안하고 어려운지 모르겠다.
작은 점포를 열고 장사하시는 모든 분께 “저처럼 울지 마세요. 어려울 때 더욱 굳건하게 부부 위로 격려하고 서로 감사하며 사세요. 힘 내세요”라고 전해주고 싶다. 아무것도 팔지 못하고 돌아온 날 보다 나아질 내일을 생각하면서 쓴다.
이명희/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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