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지키기”고육책
“분노 나타내면 더 수치 다른 선택 없어” 분석
여성들“구역질 나”조롱
정치가들의 성파문이 터질 때마다 반복되는 장면이다. 남편이 수치스러운 외도에 대해 고백하는 동안 곁에 처량히 서 있는 부인의 모습.
과거 제임스 맥그리비 뉴저지 주지사가 기자회견에서 동성애자라고 고백했을 때도 부인 다이애나가 곁에서 미소까지 띄워줬고 공항 화장실에서 동성애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던 레리 크레이그 상원의원(아이다호)이 기자회견을 할 당시 그의 부인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면서도 그의 옆을 지켜 주었다.
이번에도 엘리엇 스피처 뉴욕 주지사가 사죄하는 모습이 전국 TV에 방영되는 동안 부인 실다는 괴로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기자회견이 끝나자 남편의 손을 잡아줬다.
이들은 왜 한결같이 외도한 남편과 자리를 같이 해주는 걸까?
LA타임스와 이번 사건에 대해 의견을 나눈 여러 여성들은 실다의 선택에 분개했다. “나라면 칼을 들고 나왔을 텐데…” “다 연극이고 구역질난다…” 등등 이들의 반응은 실다에 대한 조롱과 분노로 나타났다.
샌디에고 주립대학 여성학 교수인 캐슬린 존스는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분노를 나타낸다면 수치만 더 할 뿐이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한다. 보스턴 대학의 토비 버코비츠 교수는 “배우자의 출세를 위해 오랜 희생과 타협을 한 끝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일”이라며 또 자녀들을 위해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려 했거나 너무 충격을 받아 다른 선택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애틀랜타 회계사인 셔먼 스미스(53)는 “모두 권력과 부에 관한 것”이라며 “지금 남편을 버리면 모든 것을 잃기 때문”이라는 더 냉소적인 의견을 보였다.
하버드 법대 출신으로 일류 기업 변호사로 성공한 실다는 남편이 뉴욕주 검찰총장에 출마하기로 결심했을 때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했다. 실다는 뉴욕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을 내조하기 위해 일을 포기한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털어놓았었다.
여권운동 작가 린다 허쉬먼은 실다처럼 남편의 출세를 위해 자신의 직장을 포기하는 여성들이 여성의 품위를 낮추는 선택을 한다고 비난해 왔다. 그는 “남편에 의존하면서 하향 길로 접어들게 된다”며 실다 스피처의 괴로운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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