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유학을 왔을 때 유학생활을 대표하는 주제곡이 있다는 사실에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 노래의 제목이 ‘어디쯤 가고 있을까’였다. 그 말은 영어로 진행되는 모든 수업을 못알아 듣기 때문에 그저 앉아서 “지금 강의내용이 어디쯤 가고 있을까”하고 생각을 하는 우리 모습을 표현한 것이었다.
그런데 어떨 땐 좀 더 잘 들리는 때가 있고 어느 날은 영 알아들을 수가 없기도 했다. 좀 뭔가 들리는 듯한 날이면 마치 졸업이 바로 눈앞에 다가온 것 같아 가슴이 설래고, 영 못알아 듣는 날에는 졸업은커녕 인간취급도 받지 못하는 이상한 나라에 와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런저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와서는 귀에도 눈에도 익숙한 우리말과 얼굴에 마음까지 편안해진 것이 바로 어제 같다.
몇 년 전에 LA 시티칼리지에서 한국어로 진행되는 유아교육과의 한 강의에 초대되어 간 적이 있었다. 눈빛이 빤짝이는 한국학생들이 커다란 강의실을 꽉 채우고 있었고, 그들은 모두 유아교육에 가지고 있는 관심을 편안하게 한국말로 강의를 듣고 또 싶은 내용을 한국말로 질문을 해 속 시원한 답을 완전하게 알아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가끔 한인타운에도 한국말 강의가 개설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그 편안함을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특수교육 개론이란 과목은 장애아동들의 특성과 장애발병 원인들을 알아보고, 어떻게 공립학교에서 특수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개별화 교육에 관련된 정책 등을 알아보며 무엇보다도 일반수업을 어떻게 장애특성을 고려해 변형시킬 수 있는지 기본 교수방법을 배우는 과목이다. 이 과목은 특수교육을 전공하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과목이 아니라 교사가 되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이 들어야 하는 필수과목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4년제 대학을 먼저 졸업하고 나서 대학원 과정에 교사자격 과정을 들어야 한다. 장애학생을 가르치는 특수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학습장애와 같은 경중도 장애전공과 발달장애와 자폐아동을 가르치는 중중도 장애전공 외에 시각장애전공, 청각장애전공, 지체장애전공 중에 선택을 할 수 있으며 시각장애아를 위한 교육에는 보행학을 전공할 수도 있다.
그런데 바로 이렇게 여러가지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되기 위한 모든 프로그램에는 바로 이 ‘특수교육 개론’이 필수과목으로 들어있는 것이다.
칼스테이트LA에서는 처음으로 이 교사자격증 교육의 핵심이 되는 특수교육 개론을 한국어로 이번 봄 학기에 개강을 한다. 특히 이 강의는 한인 장애학생들의 토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밀알선교단과 협력으로 개설되어 한인타운에서 그동안 양적발전을 가져온 장애인 서비스 프로그램에 질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는 계기를 만드는데 목표가 있는 것이다.
이 강의는 원하는 사람에게 칼스테이트 LA의 정식 학점으로 인정해 준다는 것이다. 또한 이 과목은 강의만이 아니라 4번에 걸쳐 실질적으로 장애학생의 프로그램을 관찰하고 장애인 부모님들과의 대화 등이 계획되어 있어 교사가 되는 길의 이론과 실체를 접할 수 있어 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나 특수교육에 관심이 있는 부모, 한인타운 내 장애인 프로그램에 봉사하는 사람에게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하겠다. 또한 밀알을 통해 일부 장학금이 마련되며 4월4일부터 시작되어 10주간 진행될 계획이다. 강의와 장학금에 관련된 질문은 (714)522-4599로 하면 된다.
김효선 교수
<칼스테이트 LA 특수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