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장미를 키우는 집들이 유난히도 많이 있다. 그것은 이곳이 장미가 자라기에 아주 적당한 기후이기 때문일 것이다. 장미의 계절인 5월에 가장 많이 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어떤 해에는 꽃봉오리를 달고 겨울을 나는 때도 있어서, 거의 언제나 장미를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리기도 한다.
풀을 뽑고 화초를 심는다는 기본적인 일 이외에도, 정원사가 하는 일은 나무의 가지를 잘라주는 일이다. 우리가 장미를 어떻게 키우는지 잘 모르던 시절에 어느 고마운 분이 우리의 장미나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장미의 가지를 어떻게 잘라주어야 하는지 자세하게 말해주셨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말을 명심하면서 가지들을 잘라준다.
장미는 근본적으로 들장미를 개량한 것이어서 우리가 한눈을 팔고 성심껏 돌보지 않으면, 재빨리 본성으로 돌아가 모두 들장미가 되어 버린다. 어떠한 색의 개량종이든 상관없이 장미는 사라지고 붉은 색의 들장미만 무성하게 피어난다. 아마도 그것은 타고 난 본성으로 되돌아가려는 자연의 섭리인지도 모른다.
모든 관상용의 꽃과 나무들은 우리의 필요에 알맞게 손질이 된다. 불필요한 것은 도태되고, 심지어는 뿌리 채 뽑히어 버려지는 것들도 있다. 바라보고 있노라면 일말의 애처로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이와 같이 좋지 못한 것들을 모두 잘라 버릴 수 있을 때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임문자/홀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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