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광란과 파이널 포
난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에 살 때는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스포츠도 별로 없었고 또 장애를 가진 내가 스포츠에 관심을 보이면 비장애인들은 이상하게 생각하고 주제에 어울리지 않는 생각이라는 반응을 보이곤 했다. 미네소타로 유학을 와서 난 원없이 여러 가지 스포츠를 접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농구였다. 물론 난 휠체어를 타고 농구코트를 마음껏 신나게 누비는 것이다.
가을부터 시작해 겨울의 맹추위를 몰아내는 농구의 열기는 “삼월의 광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학농구가 결승을 향해 무르익는 달을 맞게 된다. 미국의 대학들은 학교의 규모에 따라 세 가지 분과로 나뉘어 경기를 치르게 되어 있는데 많은 장학금이 주어지고 경쟁이 심한 분과는 NCAA의 Division 1이고 여기서 뛸 수 있는 학생들은 24세 미만이어야 한다는 나이 제한이 있다. 그보다 작은 대학들은 Division 2에 속해 경쟁을 하게 되고 여기에 속하는 대학들도 장학금을 지급하고 스포츠를 장려하는데 나이 제한이 없는 대신 학생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햇수에 제한이 있다. 물론 그보다 작은 대학들은 Division 3에 속해 경쟁을 하는데 코치가 있는 팀을 구성하긴 하지만 학교에서 지급하는 장학금 혜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삼월의 광란은 미국 전체를 4개의 지역으로 나누어 정규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낸 16개 대학들이 각 지역별로 선별되어 총 64개 대학이 대학농구 결승 트로피를 놓고 토너먼트로 혈투를 벌이게 된다. 일차에서 36강으로 좁혀진 후 2차 경기를 이기면 “Sweet Sixteen”으로 불리며 기세를 몰아가게 되고 그 후 3차전을 이기면 “Elite Eight”가 되며 마지막 지역 4차전을 이기면 “Final Four”로 선정되어 대학농구 결승전에 진출할 기회를 얻게 된다. 올해의 “Final Four”는 텍사스의 샌안토니오 시에서 4월 5일과 7일에 개최된다.
우리 이웃인 UCLA는 올해도 무난히 Final Four로 3년 연속 결승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USC는 경합이 센 팀들이 많이 들어 있어 결승진출의 어려움이 점쳐지고 있다. 자녀들이 대학을 다니거나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여기까지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은 바로 “Final Four”가 펼쳐지는 그 도시의 그 같은 경기장에서 휠체어 농구의 결승전이 함께 개최된다는 것이다.
미전역에 남자 휠체어 농구팀은 100여개가 넘으며 대학농구와 같은 스케줄로 정규시즌 성적을 통해 결정된 “Final Four”팀만이 결승대회를 나가고 여자 휠체어 농구팀은 전국에 15개 정도가 되기 때문에 정규시즌 성적에 관계없이 모든 팀에게 결승전에 출전할 자격이 주어진다.
휠체어 농구는 공을 바운스하거나 패스하지 않고 공을 가진 채 휠체어 바퀴를 두 번 이상 손으로 밀면 워킹반칙으로 규정하는 규칙 외에는 코트 사이즈나 골대의 높이나 일반농구와 똑같은 기준으로 경기를 한다.
캘리포니아에도 많은 팀들이 있고 가까운 팀을 찾으려면 http://www.nwba.org에 접속하면 된다. 같은 도시에 있는 프로농구팀과 자매결연을 하여 여러 가지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며 일년에 한 번씩 프로농구의 중간 휴식시간에 시범경기를 펼쳐 보이기도 한다. 또한 지역사회의 장애인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대학이나 교회 또는 단체들과 시범경기를 하기도 하는데 농구를 잘한다는 비장애인들도 휠체어를 타고 우리와 똑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하면 장애인이 비장애인을 이길 수 있는 새로운 맛도 있다. 장애가 있으면 운동량도 적어지기 쉬운데 이런 휠체어 농구팀을 찾아 함께 운동도 하며 미국 문화도 접하고 일반인과 같이 기술과 체력을 가늠해 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 본다.
김효선 교수
<칼스테이트 LA 특수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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