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라크 총리에게 우리도 석유재건 참여 준비
美 셰브론-佛 토탈과 ‘계약戰’ 조짐
(모스크바.바그다드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이라크 석유재건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려는 시점에 미국 등 참전국의 ‘기득권’에 정면 도전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에 보낸 서한에서 러시아 기업들이 특히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이라크 재건사업에 참여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크렘린궁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푸틴은 서한에서 러시아 2위 석유회사인 루코일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 전에 계약을 했다가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동결된 웨스트 쿠르나 유전 2단계 프로젝트와 키르쿠크-바니아스 송유관 업그레이드 건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푸틴이 이라크 총리에 서한을 발송한 시점은 이라크 석유부가 이나라 남부와 북부의 2개 주요 유전에 대한 기술 지원을 받기 위해 국내외 석유기업들이 경매에 참여토록 초청한지 이틀 만이다. 루코일이 계약의 기득권을 부각시키고 있는 웨스트 쿠르나 유전의 경우 이라크 석유부가 현재 미국의 셰브론 및 프랑스 토탈과도 계약 가능성을 접촉중인 곳이다.
푸틴은 서한에서 또 러시아가 이라크 공관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점도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지난해 11월 에르빌에 영사관을 개설했음을 상기시키면서 가까운 장래에 남부 바스라에도 영사관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라크에 대한 선의의 표시로 지난달초 이라크가 러시아에 지고 있는 부채 129억달러 가운데 120억달러를 탕감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라크의 호시야르 지바리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발표가 나온 바로 다음날 러시아 석유기업에 어떤 특혜도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의 서한 발송은 루코일의 바기트 알렉페로프 회장과 알렉산데르 술타노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석유협력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바그다르를 방문중인 것과 때를 같이해 이뤄졌다.
확인 원유매장 규모가 1천150억배럴 가량으로 세계 3위 규모인 이라크는 오랜 유엔 제재로 노후화된 석유산업 부흥을 위해 서방 석유회사들이 첨단 3D 탐사기술 등을 제공하도록 요구하면서 오는 30일까지 입찰에 응하도록 지난 22일 밝혔다.
jksu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