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글렌 영킨(Glenn Youngkin, 공화, 사진 왼쪽) 주지사와 내년 1월 취임하는 아비가일 스팬버거(Abigail Spanberger, 민주, 사진 오른쪽) 당선자가 버지니아대(UVA) 총장 선임 문제를 두고 공개적으로 맞붙었다.
영킨 주지사가 임기 중에 UVA 총장을 선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스팬버거 당선자가 이를 비판하며 자신이 취임하기 전 총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고 요구하자 영킨 주지사는 ‘권한 남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스팬버거 당선자는 지난 12일 “UVA 이사회가 법적으로 완전히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장 선임을 서두르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내년 1월 취임식 이후 새 이사들의 임명과 인준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UVA 이사회는 17명 정원 가운데 5명이 공석이다. 이는 올초 민주당이 장악한 주 상원이 영킨 주지사가 지명한 이사 후보들을 대거 거부했기 때문이다. 또한 스팬버거 당선자는 지난 6월 짐 라이언(Jim Ryan) 전 총장이 트럼프 정부의 압력으로 사임한 것과 관련해 “교직원과 학생들은 이미 이사회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했다”고 지적했다.
라이언 전 총장은 사임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연방 법무부가 대학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을 문제 삼아 연방 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고, 결국 이사회는 나를 희생시키고 합의했다”고 폭로했다.
영킨 주지사는 13일 반박문을 통해 “당선자 신분으로 현직 주지사의 권한이 미치는 대학 이사회에 개입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과잉대응(unprecedented overreact)”이라며 “당선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과장과 오류로 가득 차 있고, 이는 UVA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지역 여론은 “당선자가 취임도 하기 전에 특정 영역에 개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트럼프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야기된 문제를 하루 속히 바로 잡고 싶어 하는 마음도 이해가 된다”는 등 양측 모두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이번 갈등은 최근 영킨 주지사와 스팬버거 당선자가 주지사 관저에서 만나 평화적이고 성공적인 인수인계를 약속한 직후 불거졌다. 결국 정권교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균열로 비춰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DEI 정책 폐지에 맞서 차기 버지니아 행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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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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