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양아버지에게 잔인하게 피살된 한인 입양아 4남매. 왼쪽부터 큰 아들 이튼, 큰 딸 미라, 둘째딸 엘리너, 둘째아들 세스.
피살 한인입양아 4명 태어나자마자 수용시설에
모두 미혼모 소생 홀트 통해 미국에
“친부모에게 버림받은 것도 서러운데 양부에게 죽임까지 당하다니...”
아이오와시티에서 미국인 양아버지가 휘두른 무자비한 폭력으로 사망한 한인 입양아 이튼(10), 세스(7), 미라(5), 엘리너(3) 등 4남매는 모두 서로 다른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로 이중 3명은 생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미국 입양을 주선하는 ‘홀트아동복지회’에 맡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들의 입양을 주선했던 한국의 홀트아동복지회의 홍미경 팀장은 “4명의 아이들이 홀트아동복지회와 협력관계에 있는 아이오와의 입양단체를 통해 1998년부터 2005년 사이에 한명씩 입양됐다”고 밝혔다.
홀트아동복지회에 따르면, 4명 중 셋째 미라를 제외한 3명은 생후 일주일이 채 안 돼 각각 미혼모에게 안겨 기관에 맡겨졌다. 셋째인 미라양은 생후 3개월째 때 미혼모의 품에 안겨 복지회로 왔다.
홍 팀장은 “미라양의 친모는 3개월 동안이나마 혼자서 키울지 남에게 입양시킬지 고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아직까지 4명의 미혼모로부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연락은 없었다”며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어디로 입양됐는지는 비밀에 부치기 때문에 네 아이의 친모들은 사망한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들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복지회는 미혼모들이 사실 확인 전화를 해올 경우에 한해 사망 소식을 알려주게 된다.
큰아들 이튼은 1998년, 둘째 세스는 1999년, 셋째 미라는 2002년, 넷째 엘리너는 2005년 각각 입양됐다. 막내 엘리너는 경미한 폐동맥 협착증을 앓고 있었지만 입양 뒤에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펠 부부는 이튼을 입양하며 지난 1998년 한국을 방문했었다.
홍 팀장은 “4명의 입양 때마다 가정환경 조사를 별도로 했었다“며 “국제홀트아동복지회가 조사한 수펠씨의 가정환경은 매우 양호했고 양부모가 현지에서 잘 알려진 유복한 집안 출신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입양된 후에 아이오와 지역의 소셜워커가 작성해 홀트의 협력기관에 제출한 보고서에도 네 명 모두 입양가정에 잘 적응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숨진 셰롤은 아이들을 입양할 때마다 친모가 궁금해 할 것이라며 아이들이 성장한 사진을 찍어 미국의 협력기관을 통해 한국의 홀트에 보내올 정도로 자녀 양육에 정성을 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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