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및 한인 입양아 자녀 4명을 살해한 뒤 자살한 비정의 아버지 스티븐 수펠(42)은 자신의 범행 후 행적을 유서에 시간 별로 상세히 기술했고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전화 메시지도 수차례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23:30 “가족들 하늘나라로”
03:45 “공금횡령 미안하다”
03:52 “강 투신했지만 실패”
06:30 “911, 빨리 출동해요”
06:36 꽝…
아이오와 시티 경찰국 관계자는 “수펠은 지난 23일 밤 11시30분부터 다음날인 24일 새벽 6시30분까지 7시간 동안의 행적을 유서에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공개한 유서 내용에 따르면 수펠은 부인을 살해한 직후인 23일 밤 11시30분께 아버지와 형이 운영하는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가족들이 하늘나라로 갔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어 24일 새벽 3시45분께 자신이 부행장으로 재직해온 은행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수펠이 은행에 전화를 걸기 전 4남매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또 은행에 전화를 걸고 나서 7분 정도 지난 새벽 3시52분과 4시 등 두 차례 집에 전화를 걸어 “아이오와 강에 투신해 자살을 시도했지만 몸이 가라앉지 않아 실패했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새벽 6시30분께에는 차 안에서 911에 신고해 “경찰을 집으로 빨리 출동시켜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런 끔찍한 충돌 내 평생 처음 봤다”
양부 자살광경 목격자
아이오와 시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부인과 한국에서 입양한 자녀 4명을 야구방망이로 때려 살해한 아버지 스티븐 수펠(42)이 프리웨이서 고의로 사고를 일으켜 자살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가장 먼저 911에 신고한 트레이스 홀도프(47)는 “그런 끔찍한 사고는 처음 봤다”며 “운전자는 프리웨이를 과속으로 질주하다가 전광판 콘크리트 기둥을 들이받으면서 차량이 화염에 휩싸여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이오와 주 고속도로 순찰대에 따르면 수펠은 지난 24일 새벽 6시37분께 80번 프리웨이 서쪽방향 251마일 지점에서 도요타 미니밴을 운전하던 중 사고를 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홀도프는 “미니밴이 뒤에서 바짝 달려오기에 추월을 할 수 있도록 속도를 줄였는데 갑자기 전광판 기둥을 향해 질주했다”며 “충돌당시 충격으로 차량이 전광판에 닿을 만큼 공중으로 솟아 올랐다가 다시 아래로 떨어졌고 바로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직후 다른 운전자들이 차를 세우고 내려 수펠을 구조하려고 시도했지만 수펠의 미니밴에서 불기둥이 치솟아 손을 쓸 수 없었다. 경찰은 불에 타 새까맣게 그을린 미니밴에서 심하게 손상된 시신을 수습했고 치아 기록을 근거로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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