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폐막한 브리지 아트 페어에 관훈갤러리 소속 작가로 참여한 박윤숙(사진)씨는 30세가 넘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미술을 시작한 늦깎이 작가다.
서강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팬시 업체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지난 2003년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SVA)’에 입학했다. “미대를 안 다녔을 뿐이지 늘 그림은 그렸던 화가”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박씨 자신도 10년이나 어린 동기들과 학교를 다니면서 만학도의 위치를 실감했었다.
남들보다 10년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공부 했지만 꼭 몇 살 때까지 뭘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운건 아니었다.박씨가 애초에 방향을 전환한 것도 대가가 되겠다는 꿈보다는 주위에서 보아온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동경 때문이다. 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전 전집중에서도 반 고흐가 가장 재밌었을 만큼 미술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미술학도 친구들도 많았다.
“물질적으로 풍요하진 않더라도 자신의 작품 세계를 추구하며 사는 지인들의 삶이 늘 부러웠고 특히 어학연수 겸 캐나다에서 잠시 체류했을 때 화가였던 룸메이트의 라이프 스타일이 너무 좋아보였어요.”
박씨의 대표작 행운의 숫자 시리즈는 뉴욕에서 발행하는 복권을 모아 만든 키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꼴라쥬 작품들이다. 박씨는 “팝아트의 개념을 빌렸지만 일상적인 숫자나 문자를 도형화해 장식한, 문자도라고 불렸던 동양화의 전통에 더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3월 한달간 차이니즈 아메리칸 예술위원회 갤러리에서도 전시회를 열었던 박씨는 “브리지 아트 페어가 작품 생활에서 큰 전환기가 되었다”며 “뉴욕에 온 후 몰두했던 숫자 시리즈를 일단락하고 새로운 주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원하던 작가의 삶이 어떠냐는 질문에 박씨는 크게 웃으며 “무척 고생스럽다”고 털어놓았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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