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노인 복지회관이 건립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많은 한인 노인들이 여가를 활용할 시설이 없어 방황하고 있는 차제에 좋은 소식이기도 하지만 어느 세월에 성사될지는 미지수이다.
이런 소식을 들으며 나는 오랜 이민 생활에 현지 적응을 잘해 지역사회 노인들과 잘 어울려 살고 있는 한 학교 선배가 생각났다. 그는 70년대 초에 이민을 와서 오랫동안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기도 해서 자연스레 현지화가 잘 된 예이기도 한데 은퇴 후 커뮤니티 센터를 이용하며 즐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와 지난 밸런타인 데이에 커뮤니티 센터를 함께 방문하게 됐다.
내가 가본 곳은 가장 큰 홀을 식당으로 꾸몄는데 8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12개가 있었고 한 쪽 벽면은 간단한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도 있었다. 그밖에 방이 몇 개가 더 있어 어떤 방은 게임용으로, 또 어떤 방은 도서실로, 그리고 다른 방은 운동용이나 댄스 홀로 쓰였다.
그날은 밸런타인 데이라 남녀 모두가 빨간 상의를 입고 나왔고 우리와 일본계 한두 명 빼고 거의가 백인들이었다. 식사 값은 한 끼에 2달러50센트이고 커피는 25센트라는데 그날은 스테이크도 나오고 맛있는 후식도 나와 먹을 만 했다.
생각해 보면 아쉽기도 하다. 미국에 20여년 살면서 이런 좋은 시설을 이용할 줄도 몰랐으니 말이다.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하면서도 타 인종들과는 정서도 안 맞고 잘 안 통하니 어쩔 수 없이 우리끼리 똘똘 뭉쳐 지낼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동 사무소라는 데가 이제는 ‘주민 센터’라고 명칭을 바꾸고 주민을 위한 서비스 개념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노후를 유용하고 다채롭게 보낼 기회가 한국에서도 점점 많아지고, 이곳에서도 여기저기 널려있는데 우리들만 그런 데서 소외돼 있는 것 같다.
노인복지 센터가 하루속히 완공되기를 바란다. 우리도 떳떳한 미국 시민이고 세금도 내고 커뮤니티 봉사도 한다. 그러니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건 찾아 누리자. 커뮤니티 센터에 노인들의 새 세상이 열려있다.
배광자/ 글렌데일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