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가주 리들리와 다뉴바 시에서 열린 이민선조들의 애국활동을 기리는 기념비 제막식에 다녀왔다. 기념식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5~6시간 동안 땡볕 속에서 몇 번씩 장소를 이동하며 진행된 행사였는데 어느 한 곳에서도 무리함이나 서두름이 없이 매끈하면서도 차분하게 이루어 졌다.
이날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도산 안창호 선생이 묵으셨던 리들리 버지스 호텔(Burgess Hotel)에서는 기념 현판, 다뉴바 한인 장로교회의 옛터와 3.1절 1주년을 기념하여 시가행진을 하였던 Fresno와 L Street 교차로 거리에 각각 기념비가 세워졌다. 작은 도시에서 거의 명당자리라고 할 만한 공간에 한국의 이민선조들을 기리는 기념비를 세울 수 있도록 제공하여 준 것을 볼 때에 ‘중가주 한인역사보존위원회’의 노고가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한편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참석했던 사람으로서 일종의 부끄러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분들은 지금 다뉴바 시 경찰서 건물이 들어서 있는 옛날 교회 터에 “이곳이 한인 교회가 있었던 자리”라는 사실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 혼신을 다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일제 때 미주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그리고 이민역사가 곳곳에 아로 새겨져 있는 ‘상항 한국인 연합감리교회’ 옛 건물을 지키지 못하고 중국계 사찰에 팔아넘겼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리들리와 다뉴바는 프레즈노 부근에 있는 작은 도시이다. 샌프란시스코와 LA 의 꼭 중간지점에 있다. 일부러라도 찾아가 봐야 하는 곳이지만, 지나는 길이 있다면 꼭 이곳에 들러서 이민선조들의 애국정신을 기렸으면 한다.
홍영란/오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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