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주립대 메이슨 음대 교수인 피아니스트 권민경(왼쪽),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최연소 단원인 바이올니스트 권윤경 자매
피아니스트이자 럿거스 대학 음대 교수인 권민경씨는 자신의 어머니를 ‘영재 교육 전문가’라고 표현했다. 자신과 함께 최연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단원(바이올린)인 동생 권윤경씨의 첫 번째 스승이 어머니였기 때문이다. 음악을 전공한 권씨의 모친은 음악 학원을 겸한 유치원을 운영했고 직접 자매들을 지도했다.
“피아노 수강생들이 실수를 할 때마다 5살이던 제가 꼭 귀를 만지며 틀렸다는 시늉을 했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어요. 어릴때부터 듣는 귀가 남달랐나 보죠.” 권씨는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는 물론 바이얼린, 첼로 등 여러 가지 악기를 습득한 후 피아노로 전공을 정해 명망 있는 커티스 음대에 진학했다. 당시 나이 불과 14세. 줄리어드 석사도 21세에 마쳤다.
권씨는 줄리어드에서 박사를 받고 오스트리아의 짤즈부르크에서 포스트 박사 과정을 마친 뒤 교수 생활이 6년째지만 여전히 “더 배워야 하고 평생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권씨는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가르치는 것도 소질이 있다. 권윤경씨의 두 번째 스승은 바로 언니였다. 나이차가 많이 나는 동생이 “꼭 장난감처럼 귀여워서” 권씨는 동생과 노는 것을 좋아했고 특히 바이얼린 가르치는 것을 즐겼다. 8살된 동생이 바이얼린을 연주할 때 입모양이 너무 우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악적인 재능은 오히려 동생이 앞섰다.
권윤경씨는 뉴저지 심포니 영아티스트 경연에서 13살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한 뒤 아이작 펄만, 조슈아 벨 등 저명한 음악가들이 속한 IMG와 계약했고 25살 나이로 최연소 메트오페라 단원이 됐다. 권민경씨는 “자신의 결혼식에 들러리를 맡기로 한 동생이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참석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해 무척 서운했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메트오페라의 1,2차 오디션에 통과한 윤경씨의 최종 오디션이 마침 민경씨의 결혼식과 겹친 것이다.
동생은 오디션에 최종 합격한 뒤 늦지 않게 결혼식에 참석했고 권씨 자매의 부모에게는 경사가 두 배로 겹친 의미있는 잔칫날이 되었다. 듀엣으로 연주활동을 많이 하던 두 권씨는 3년 전부터 솔로 활동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자매 듀오라는 이미지가 굳어지기 전에 솔로 연주자로서 서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다. 권윤경씨는 최근 그래미 수상자인 데이빗 프로스트와 공동작업으로 새앨범을 발표했고 12일과 13일 뉴저지에서 연주회를 가졌다.
재즈클럽에서 밴드들과 자주 협연할 정도로 음악적으로 자유로운
성향의 권윤경씨는 5월9일 컬럼비아 대학에서 열리는 ‘한국거장 작곡가의 밤 콘서트’에 출연해 오랜만에 많은 한인 음악팬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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