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5일은 스승의 날이다. 민족의 스승인 세종대왕의 탄생일로 정한 것이다. 동언고략에 의하면 스승은 원래 사승(師承)에서 온 말인데 사의 중국 음이 ‘스’이기에 스승이라 불렀다고 한다. 예로부터 스승의 회초리는 사랑의 매였다. 부모들은 때려서라도 잘 가르쳐 달라고 간청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체벌은 사건이다. 교사는 직접 체벌할 권한이 없고 학교장에게 위임했다. 어쨌든 자율성과 흥미를 앗아간 회초리의 퇴장은 당연한 일이다.
어릴 때 선생님이 생각난다. 담임선생님은 중간고사 성적이 떨어진 학생에게 매를 때린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꼴등으로 소문난 꼴뚜기 반이었다. 그때 선생님은 회초리를 들고 종례 시간에 나타났다. 학생들은 떨고 있었다.
선생님은 교탁 위에 올라서서 자신의 종아리를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종아리에서 핏자국을 본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와 매달리며 울먹거렸다. 그 뒤부터 우리 반은 굳게 뭉쳤다. 그리고 전교에서 우수 반이 되었다.
스승의 사랑은 감동을 준다. 스승 사(師)는 장수 수(帥)보다 한 획이 많다. 깃발과도 같은 수건 건(巾)에 한 획을 더하면 한 바퀴 빙 두르거나 도는 것을 뜻하는 ‘잡’이라는 글자가 된다. 따라서 사도는 두루 보살피며 은덕을 베푸는 일이다.
양지 바른 곳에서 암탉이 모이를 쪼며 노란 병아리들을 요리조리 몰고 다니는 모습이 평화롭고 정겹다. 억지로 끌지도 않고 떼밀지도 않는다. 노자는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라고 했다. 참 스승은 흐르는 물처럼 제자들의 가슴에 스며들어 꿈을 채워준다.
해마다 스승의 날이면 제자들의 동창회에서 초대가 있다. 하지만 그때 좀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운 생각에 그날은 반성문을 쓰는 날이다.
고영주/토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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