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난민의 비극적인 참상을 다룬 최초의 장편영화 ‘크로싱’의 상영이 끝난 이매진아시안 극장.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도 불구하고 객석을 떠나지 못하고 여전히 눈물을 닦고 있는 300여 관객들 앞에서 프로듀서인 패트릭 최(최대휘) 유나이티 미디어 대표는 “이 영화가 북한의 인권현실을 개선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라는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무대를 내려왔다.
어려운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며 4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쳤고 워싱턴과 뉴욕의 시사회장을 울음바다로 만든 ‘크로싱’의 프로듀서로서는 너무나 짤막한 인사말이었다. “영화가 모든 걸 말해주고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분명 많은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제가 이런 저런 설명을 더 붙이는 게 사족이죠.”
‘크로싱’은 2006년 개봉한 역시 탈북자를 소재로 한 차승원 주연의 ‘국경의 남쪽’과는 많이 다른 영화다.
국경의 남쪽이 연인간의 러브스토리를 중심축으로 두면서 유머와 낭만을 전체적인 분위기로 삼는다면 ‘크로싱’은 상업영화로서는 지나치게 비극적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참담하다. 진지하고 무거운 작품을 외면하는 대중의 풍토와 정치적인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투자자를 선별해야 했던 어려움은 프로듀서로서 쉽지 않은 해결과제였다. 그러나 제작을 위해 북한 주민의 실상을 계속 접하면서 연출자와 프로듀서, 작가 모두 “흥행을 떠나 의미있는 작품을 한번 만들어 보자라는 사명감”을 공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컬럼비아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최 대표는 90년 할리웃에 진출해 키아누 리브스의 ‘워쳐’등 다수의 영화를 제작해왔다. 뉴욕의 대표적인 한인서점 고려서적을 운영했으며 미자유수호운동본부 대표를 맡았던 최웅표씨의 장남이기도 하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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