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항상 가슴이 방망이질을 치고 마음이 요동치는 문제의 순간이 숨 쉴틈 없이 밀려오고 그 때문에 며칠 밤을 잠 못 이루며 뒤척이던 날들이 누구에게나 있다. 시간이 지나 잠잠해지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문제들은 또 파도처럼 쉴 새 없이 우리의 삶을 두드린다. 바로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좋은 해결책을 내는 힘이 문제해결 능력인데 누구나 어떤 방법으로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문제해결 능력이라는 것이 그리 어렵다거나 특별한 ‘능력’ 은 아닌 듯싶기도 하다. 그러나 책방에 가면 수없이 쌓인 책들이 문제해결능력을 다루고 있고 많은 기업체에서 앞 다투어 직원에게 문제해결 능력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을 보면 분명 중요한 능력이고 그리 쉽게 배울 수 있는 능력만은 아닌 듯싶다.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방법을 소개하면 POCS라는 것이 있다. 첫 단계인 P(Problem Identification)는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아내는 것이고 다음 단계의 O(Generating Options)는 문제해결 방법을 여러모로 생각해 적어보는 것이다. 셋째 단계 C(Determining the Consequences)는 여러 가지 해결 방법을 놓고 각 방법이 가져올 긍정적 부정적 결과를 꼼꼼히 따져보는 단계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인 S(Planning the Solution)는 결과 중 가장 나에게 좋은 것을 택해 계획적으로 문제해결을 실천하는 단계인 것이다. 이 POCS는 다른 방법보다 쉽고 구체적이라 특수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에게 수업 중에 직접 익숙해지도록 연습하고 실제 교육상황에서 실시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그런데 그 4가지 단계 중에 가장 어려운 단계가 무엇인가 생각해 보면 당연히 첫 단계인 문제의 핵심을 지적해 내는 것이다.
지금 한창 뜨거운 문제를 놓고 보자. 한국민과 미국에 살고 있는 교민 그리고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관련되어 있다. 한국민들의 광우병에 대한 반응이 괴담 수준이라고까지 하고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미국에 살고 있는 교민들이 광우병에 안 걸린 예를 들며 한국민들의 민감한 반응을 자제하자는 문제해결 방안을 내놓고 있다.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한 것이나 경제적 이익과 손실을 생각해 그 해결책을 결정하는 2~4단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첫 단계인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보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내놓은 2~4단계의 방법이 제대로 실행될 수도 없고 그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 그 문제의 핵심은 계약을 너무도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채결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문제의 핵심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문제 해결방법은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싸울 때를 보면 문제의 핵심이 흐려지는 것이 더욱 두드러진다. 싸움의 원인이 분명 있었지만 조금 지나면 반말을 한 것이나 손찌검을 한 것 등으로 문제의 핵심이 옮겨가 나중에는 문제가 문제를 낳게 된다. 장애인의 교육과 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눈에 보이는 필요함을 채워주는 것이 해결책이 아닌 것이다. 장애인을 아픈 사람으로 생각하고 정상이 되도록 고쳐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내놓는 방법들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장애를 가진 그 자체로 인정을 받고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가 주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의 핵심인 것이다. 동등한 권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고 그 능력을 표현하고 자신의 권리와 장애인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키워주어야 한다.
지도자는 결국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볼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어야 하고 그 핵심에 맞는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장애아도 어려서부터 선택의 기회를 많이 줌으로써 지도자로서의 문제해결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김효선 교수
<칼스테이트 LA 특수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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