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시사잡지 읽는 습관 길러야
올해 신입생 선발이 끝나자마자 많은 대학에서는 카운슬러들을 초대해서 내년도 학생선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세미나를 시작하였다.
지난달에는 컬럼비아 대학을 비롯해서 동부에 있는 사립명문대학 5개가 합동으로 세미나를 열고, 각 대학의 특색과 자랑거리를 소개한 다음에, 입학생 선정에 관련된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세미나에 다니면서 느끼는 바이지만, 소위 명문대학이라는 데에서 지원자들에게 요구하는 조건은 서로 다른 점보다는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말할 필요도 없이 우수한 학업능력이다.
고등학교 4년동안의 우수한 성적과 높은 SAT/ACT의 점수로 대학공부를 따라가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지원자들의 거의 전부가 이 조건을 갖춘 학생들이기 때문에, 이제는 공부 잘하는 것이 입학하는데 필수적인 조건은 되지만, 충분한 조건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재확인하였다.
학업능력 다음으로 중요한 조건은 지적 호기심, 리더십, 창의력, 열정, 비전 같은 자질이다. 문제는 이런 다분히 추상적인 자질을 수많은 지원자들에게서 어떻게 찾아내며, 어떻게 등급을 매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에세이의 비중이 점점 커지는 이유는 바로 이 같은 추상적인 자질을 찾아내고 평가하는데 에세이가 가장 적합한 매개체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립대학에서는 최소 2개에서부터 4-5개까지의 에세이를 요구하고 있다. 주어진 제목이건 자유제목이건 읽는 사람의 주의를 끌 수 있는 글은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사고와 느낌과 가치를 진실하고 솔직하고 긍정적인 톤으로 쓴 글이다. 이렇게 쓰여진 에세이에는 글 쓴 학생의 지적 호기심, 리더십, 창의력, 열정, 비전이 자연스럽게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사정관들의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에세이를 잘 쓸 수 있을까? 타고난 재능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학입학을 위해서 쓰는 에세이는 보통 사람들이 잘 쓴 에세이를 기대하는 것이지, 타고난 명문장가의 글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또 에세이를 잘 쓰는 기술은 얼마든지 노력을 통해서 습득될 수 있는 기술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능력은 단시일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또 오랜 세월 꾸준히 독서를 하지 않고서는 쉽게 글을 쓸 수 없다는 것도 상식에 속하는 얘기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학교공부하기에 바쁜 학생들에게 교과서나 참고서 외의 책을 읽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될 수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숙제의 양이 많아지고, 각종 시험에 대비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평소에 책읽기를 좋아하던 학생들조차 시간에 쫓겨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수백페이지가 되는 책다운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면, 매일 신문 또는 인터넷에 나오는 칼럼이나 사설을 하나씩 읽으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매일 다른 필자가 쓴 글을 읽어보면, 지식도 늘어나고, 비판력도 늘어나고, 문장 구성과 어휘 사용력도 늘어날 것이고, 전체적으로 잘 쓴 글과 잘 못쓴 글을 구별하는 안목도 생길 것이다.
비록 수백페이지의 고전이나 현대의 명저들을 읽는 효과에는 비할 수 없을지라도, 그래도 ‘매일’ 한다는 습관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자녀들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그날의 주요 기사거리를 읽는 습관을 들여서 적어도 2-3년 동안만이라도 계속해본다면, 언젠가는 대학입학을 위한 에세이 쓰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김 순진
<밴나이스 고교 카운슬러·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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