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조이 안(전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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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10년이 넘도록, 펑펑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오지 않아서 답답하다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를 제가 울렸습니다.
교회에서 침례를 받았습니다. 저는 예배당과는 인연이 없는 집안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예수 믿는 사람’ 이 된 이야기를 여러 교인들 앞에서 발표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숙제를 받고 처음에는 망설였습니다. 내가 잘 난 줄 알고 살아왔는데, 벼랑끝에 딱 서니까 거품이 쏙 빠진 제 본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허허벌판에서 목마르고 굶주리는 저한테 예수님이 손을 내밀었고, 제가 살려고 그 분을 붙잡고 늘어지게 됐습니다. 저의 광야생활을 드러내지 않고는 예수님과 저의 만남은 설명될 수 없었습니다. 남편까지 덤으로 망신만당하는 건 아닌지. 주저하는 제게 남편이 한마디 했습니다.
‘솔직하게 할꺼면 하고. 아니면 하지마’
어린 제 믿음에 와서 콱 박힌 성경구절 중에 ‘눈가림 하지 말라’ 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솔직하자’ 는게 소감문 발표를 준비하는 저의 원칙이 됐습니다. 그러고도 마음이 주춤거려서 글이 잘 안 나갔습니다. 자꾸만 좋은 말로 꾸미기도 했습니다. 지웠다 쓰고 또 지우고… ‘이게 나다’ 싶었을 때, 소감문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남편 보라고, 쓴 글을 사무실 책상옆에 슬쩍 미뤄 놓고 먼저 퇴근했습니다. 그날밤, 남편이 술을 한 병 사들고 집에 왔습니다. 한 잔 마시고 말하기를, 내가 준비한 소감문을 읽으면서 눈물이 나려고 했답니다. 저는 소감문 끝에 남편이 전 아내와 사이에 둔 두 아이 이야기를 썼습니다. 아이들이 아빠와 오래 떨어져 살다보니까 아빠를 잘 몰라서 오해하는게 많아 안타깝다고 했지요. 남편은 특히 그 대목에서 마음이 촉촉해지더랍니다. 또 안쓰러운 마음에 이번에는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자기는 불쌍해’
남편이 술 반 병을 마시고 취했습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생각해도 자신이 불쌍하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갑자기 고개를 뚝 떨어뜨리고는 이러는 겁니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혼나기만 하고 흐흐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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