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의 B씨는 지난달 욜로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으로부터 편지를 하나 받았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지명이어서 의아해 하며 봉투를 뜯었더니 사진 3장이 담긴 인쇄물이 나왔다.
“이게 뭘까?” 들여다보니 사진에 찍힌 사람은 바로 자신이었다. 사진 속 자동차 번호판도 낯익은 것이 아닌가. 신호 위반 감시 카메라에 찍힌 것이었다. 위반 일시를 보니 그 몇 주 전 대학생 딸을 방문하러 북가주에 갔을 때였다. 감시 카메라에 찍히면 퍽 퍽 불빛이 터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 기억이 전혀 없으니 누군가에게 사기 당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사기 당한 기분이 든 것은 그로부터 한주쯤 후였다. 벌금 청구서가 날아들었는데 벌금이 자그마치 400달러였다. 교통위반자 학교에 가고 싶다면 39달러를 추가로 내라고 되어 있었다.
감시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보면 당시 자동차는 우회전을 하려고 방향을 틀고 있었다. 빨간 불이지만 텅 빈 길에서 우회전하는 게 잘못인 줄도 몰랐던 그는 완전히 폭탄 맞은 기분이었다. 법원으로 보내는 돈 439달러에 교통위반자 학교 수강비까지 합치면 500달러가 한순간에 날아가는 것이었다. 그러잖아도 경제가 어려운 요즈음 생돈 500달러를 잃게 되었으니 여간 속이 쓰린 게 아니었다.
교통위반 벌금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불평이 많다. 혼자 차를 타고 카풀 레인을 쌩쌩 달리거나 빨간 불 반짝이며 정차한 스쿨버스를 휙휙 지나가는 무모한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벌금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벌금이 100달러가 넘는다”고 눈이 휘둥그레지던 게 엊그제 같다.
그런데 이제는 위반했다 하면 몇 백 달러가 기본이다. LA 카운티 기준, 정지 신호 앞에서 완전 정지를 하지 않으면 159달러, 제한속도보다 시속 1마일에서 15마일 초과하면 159달러, 빨간 신호에 지나가면 381달러 등이다. 여기에 교통위반 학교 등록 허가 받는데 드는 39달러와 수강비를 합치면 거의 100달러가 추가로 들어간다.
벌금이 높기는 안전벨트 법규 위반도 만만치 않다. 캘리포니아에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다가 처음 적발되면 지역에 따라 성인은 80-91달러. 16세 이하 미성년자는 330-401달러. 특히 6세 이하 어린이가 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벌금과 아울러 성인 운전자에게 벌점 1점이 올라간다. 이들 어린이가 벨트 미착용으로 두 번째 적발되면 벌금은 795-971달러로 뛰어 오른다. 아무리 취지가 좋다 하더라도 서민들 주머니에서 나가기에는 너무 큰 액수이다.
워낙 티켓을 많이 떼고 벌금이 높다보니 “진짜 목적이 무어냐?”는 의심도 터져 나온다. 운전자들의 안전 운전을 계몽하기 위한 것인지 운전자들 주머니 털어서 시정부 예산을 메우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푸념들이다.
특히 근년 교통위반 벌금 모아들이는 일등 공신은 감시카메라. 도시마다 감시 카메라를 설치, 잠깐 방심하면 티켓이 날아든다. 32개 교차로에 카메라를 설치한 LA 시는 지난해 3만장 이상의 사진 티켓을 발부했다. 그중 80%는 빨간 신호에서 우회전하다 찍힌 것이어서 원성이 높다.
억울하면 법규 지키라는 메시지인가 보다. 빨간 신호 앞에서는 방법이 없다. ‘서고 또 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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