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한국사회가 여러 면에서 무척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다. 경제만 잘 풀어나가면 모든 것이 다 순조롭게 돌아갈 것이라는 실용주의 사고방식이 집권자의 국가관과 역사관을 흐리게 하고 있어 앞으로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아무리 경제 살리기라는 여망으로 선출되었다 하더라도 취임 전부터 상식을 벗어난 그의 일방적인 독주가 급기야는 백지 위임식의 쇠고기 협상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외교로 국민의 불신과 지탄을 받는 데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 그 한 예이다.
거기에 또 역사청산이라는 명제로 정리한 친일 인명사전에 대해 “우리가 일본을 용서했는데…”하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짚어볼 수 있는 그의 역사 인식이다. 더 나아가 “친일 문제는 국민 화합의 차원에서 그 사람들의 공과를 균형 있게 봐야 한다”고 했는데 역사를 균형의 잣대로 봐야 한다는 그의 인식이 한심하다.
우리는 과거사의 반성에서 교훈을 얻고 더 나은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 역사는 있는 그대로를 보고 가려내는 것이지 저울질하듯 짜 맞추는 것이 아니다. 정작 균형의 묘를 찾을 곳은 역사가 아니라 정치와 경제의 조화 있는 발전을 위한 정책에 있다. 국민의 뜻을 먼저 충분히, 그리고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열쇠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반대로 배를 침몰시킬 수도 있다는 냉엄한 역학관계를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공자는 국민의 신뢰가 경제나 국방에 앞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 했다.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자기 생각대로 밀어붙이기만 하고 있는 정부의 앞날이 무척 걱정이다.
이기재/산타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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