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할리웃보울서 열린 한국일보 주최 한인음악 대축제는 자랑스러운 행사였다. 공연의 수준도 높았지만 특히 많은 타인종 관객들을 보면서 흐뭇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행사가 끝난 자리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쓰레기는 그리 보기 좋은 광경이 아니었다. 즐겁게 공연을 보고 내 쓰레기를 들고 일어서는 순간 사방에 쓰레기 더미들이 아무 곳에나 널려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은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인데 우리 한인들의 의식수준도 그에 걸맞은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자기가 먹고 버린 것들을 줍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터. 할리웃 보울 행사 후 청소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마구 버리기 보다는 한곳에 잘 모아둔다면 어떨까. 그러면 공연도 좀 더 쾌적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에는 이런 성숙한 모습을 좀 더 볼 수 있는 할리웃 보울 축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레이스 강/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