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정이 끝나고 약간 한가해진 오후엔 조그마한 오피스에 들어앉아 이메일을 열어 보는것은 내가 즐기는 하루 일과 중의 하나다. 더구나 요즈음은 멀리 있는 딸과 이메일을 주고받느라 그 재미가 더하다.
클릭 한번이면 바로바로 전해지는 전자편지는 참 편리해서 좋지만 난 아직도 자필로 쓴 편지를 더 좋아한다. 가끔씩 사무적인 인쇄 체의 메일 속에 자필로 쓴 편지를 받을 때면 괜스레 가슴까지 설렌다.
편지는 아무리 주고 받아도 물리지를 않는것 같다. 물론 요즈음은 누구나 휴대전화가 있으니 할 말이 있으면 바로 전화 한통이면 된다고 해도 편지가 주는 뭉클한 감동은 전해지지 않는다. 지금은 지나간 세월 속에 희미한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펜팔로 주고받았던 어느 남학생과의 편지는 얼마나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는지!
소녀시절 단짝친구 혜숙이와는 날마다 붙어다니 면서도 무슨 할말이 그렇게 많은지 날마다 편지를 주고 받았었다. 얼굴 마주보고 할 수 없는 낯간지러운 말도 편지로는 조금 용기를 내볼수도 있고 속에 담아둔 어려운 얘기도 할 수있다.
몇 년 전 어느 날 아침 내 머리맡에 딸아이가 “엄마 사랑해요. 일 잘 다녀오세요”라고 서툰 한국말로 남겨둔 짤막한 편지는 찐한 감동으로 남아 아직도 내 지갑 안에 있다. 결혼 후 어느 해 겨울에 받았던 어머니의 맞춤법은 틀리지만 사랑이 찐하게 배어 있는 편지는 어머니의 마음속에 깃든 풍부한 정서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 주었고 내가 몰랐던 어머니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
이렇듯 편지는 서로의 사랑을 더욱 찐하게 전달할 수 있고 웬만한 오해도 풀 수가 있어서 난 편지 쓰기를 좋아하고 또 편지를 받는 것도 무척 좋아한다. 가끔씩 시간을 내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내야겠다. 내가 보낸 편지도 어느 손길에 의해 곱게 접어 소중하게 간직되기를 바라면서……
백인경/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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