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정 흥미 감안, 독서클럽 효과 배가
여름 방학이 다가오면서 학부모들은 아이들과 싸울 일에 골머리를 앓기 시작한다. 지난해 여름 방학 온종일 게임만 하던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래서는 안 된다고 다짐해 본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책읽기에 흥미를 붙이게 될 것인가.
일선 교육가로서 또 다른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부모가 생각하기에 필수적이라고 여기는 클래식보다는 요즈음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책을 읽도록 권장한다. 클래식을 읽는 것이 학교 영어 과목이나 표준 시험을 대비하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전혀 재미있는 일은 아니다. 클래식 도서란 어른의 눈으로 본, 그것도 특정 문학을 고전시하는 교육계의 사람들에게는 중요할지 모르지만, 이 시대 아이들에게는 거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이 시대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 한다. 공공 도서관에 가면, 청소년 섹션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대체로 청소년 섹션에는 소위 건전 도서만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책 내용에 대해 염려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그 섹션에서 아이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고르도록 한다면, 독서를 강요하지 않아도 아이가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다. 빌려온 책 가운데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었다면, 빠른 시일 안에 함께 도서관에 가 책을 빌려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처럼 얻게 된 좋은 기회를 부모의 게으름이나 무관심으로 놓치지 않아야 한다.
둘째, 문학 작품에 별로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그들이 흥미를 가지고 있는 영역의 잡지나 관련 서적을 구해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떤 아이는 동물에, 또 다른 아이는 우주선에 관심이 많을 수 있다. 공공 도서관에 구비된 책들이 부족하다면, 아이를 인근 대형 서점에 자주 데려가는 게 좋다. 아이가 서가 곁에 앉아 책을 읽는 동안, 부모도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가져다 아이 옆에서 읽으면 좋다. 주말의 일정 시간을 할애하여 반복한다면, 아이가 독서 습관을 기르는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읽을 내용이 많은 잡지가 있다면, 정기 구독을 신청할 수도 있다.
셋째, 집안에서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라. 아이가 제 방에서든, 거실에서든 아이가 방해받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좋다. 아이는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부모가 저녁 내내 텔레비젼을 소리 높여 켜 논다면, 저녁 시간에 아이가 독서 습관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부모가 자신들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시간을 정해 놓고 보면 좋다. 아이에게 ‘엄마 연속극 보게, 네 방에 들어가서 읽어’라고 말하는 것이 꼭 좋은 방식은 아니다. 따라서 아이에 대한 부모의 배려가 아이들에게 느껴지는 게 하는 것이 좋다.
넷째, 독서 그룹이나 북 클럽에 가입하라.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야 진정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다. 부모가 도와줄 수도 있지만, 전문 교사가 지도하는 독서 그룹이나 북 클럽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게 더욱 좋다. 책 읽는 법을 배운다면, 더욱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룹이나 클럽에 참여하는 또래 학생들에게 배우는 내용도 매우 소중하다. 동료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으며 선별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도 하며, 또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알아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작품의 주제와 메시지에 대해 선생님이 설명해 주는 학교 강의 방식과 달리, 아이들이 스스로 숨은 그림 찾듯이 그것들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지적인 능력을 더욱 계발할 수 있다. 혹시라도 아이가 책읽기에 흥미가 없다고 하여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스스로 좋아 책을 읽는 아이는 많지 않다. 그룹을 이루어 책을 읽도록 유도한다면, 분명 아이가 책 읽기에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213)500-9067
알렉스 정
<코암 영재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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