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84살 된 할머니이다. 3남 3녀가 있어서 사위 셋, 며느리 셋이 있다.
옛날 시어머니들은 며느리에게 호령하면서도 대접을 받았는데 세월이 흐름에 따라 고부간의 관계도 많이 변했다. 개중에는 시어머니와 모녀지간 같이 가까운 며느리도 있고, 일년 열두달 중 명절에만 얼굴 보는 며느리도 있다. 야단 쳐도 금방 돌아서서 “어머니, 어머니”하며 부르는 착한 며느리가 있는 가하면 그 정반대의 며느리도 있다.
한사람이 모든 복을 받을 수는 없는지 나도 고집 센 며느리 때문에 오랜 세월 가슴에 멍이 들었었다. 그러던 어느 때 며느리가 독감에 결려 몹시 고생을 해서 보약을 지어 보냈더니 “어머니,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워했다. 그 말 한마디에 가슴에 뭉쳤던 응어리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
‘사랑은 역시 내리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의 어느 가정 이야기라고 한다. 아들과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제주도로 관광을 가서 고의적으로 시어머니를 버리고 돌아왔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울면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서울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며느리는 심사가 뒤틀렸다. 라면에 약을 넣어 끓인 후 시어머니에게 드시라고 한 후 나가버렸는데 마침 어린 남매가 추운 날씨에 떨며 들어왔다. 할머니는 라면을 손자 손녀에게 양보했고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다. 결국 며느리는 살인죄로 감옥에 가고 집에는 아들과 노모만 남았다고 한다.
이것이 정말 실화인지, 과장된 것인지는 몰라도 노인들 사이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심심찮게 돈다. 고부간 갈등이 얼마나 심하면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을까.
나이든 어머니들, 며느리 사랑합시다. 그 힘으로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잘 모실 것입니다.
안계성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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