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른 아침에 장인이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여권을 챙기던 중 기간이 만료된 것을 발견하고, 영사관으로 달려갔다. 비행기 표도 팩스로 처리해 주었고, 2~3일이 소요된다는 여행증명서도 당일 처리해 주겠다고 해서 일단은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증명서는 오후 3시에나 준비가 된다는 것이었다.

예정에 없이 급히 떠나는 길이다보니 준비할 일도 많은데, 그 시간까지 기다리는 것도, 다시 오는 것도 이래저래 시간 낭비여서 난감했다. 이런 사정을 설명하자 담당직원은 오전 11시50분이면 가능할 것이라 하였고, 염치없이 11시쯤에 다시 얼굴을 내민 나에게 그는 웃으면서 새 여행증명서를 건네주었다.

같이 갔던 아내도 이렇게 신속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지 못했다며 기뻐하였다. 단지 빠른 서비스만을 받은 것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염려하고 도와주려는 자세가 너무도 고마워서 이렇게 몇 자 적어서라도 감사를 표하고 싶다.

김진오/사우스 엘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