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에 빠진 한국을 보면서 이런 상상을 해본다. 이명박 후보가 지난해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후 박근혜 후보에게 “공천 경쟁에서 있었던 일은 모두 잊어버리고 잘 해봅시다. 총리를 하시든가, 당을 맡아 하시죠”라고 말했더라면 하는 상상이다.
하지만 이 후보 진영은 오만했다. 당시까지 박근혜 진영이 주류였던 당에 불쑥 나타나 마치 “이 사람들아 패했으면 무릎을 꿇어야 하는 것 아냐”하고 큰소리를 치듯이 행동했다.
그 결과 줄 잘 섰던 인사들은 권력의 중심에 섰고, 능력과 자질을 따지기보다 ‘고소영’ ‘강부자’ 식 인사로 요직들을 전리품처럼 사유화했다. 대통령 중심제의 결점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십분 발휘한 전형이었다.
이것이 오늘날 국정 난맥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연일 쇠고기 촛불 시위와 ‘이명박 물러나라’ 는 아우성이 그치지 않자 한국정부는 이제야 인적 쇄신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오는 말이 고려대와 영남 출신은 배제하고 재산 10억 미만 소유자만 등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옹졸의 극치라고 본다. 고대와 영남이 무슨 죄인가? 100억 재산이 반드시 죄인가? 문제가 있다면 이런 인사들이 몇 명이 아니라 요직들을 이들로 싹쓸이 임명한데 있다.
아직도 정치를 전쟁으로 착각하고 요직을 승자 독식의 전리품으로 착각한다면 문제이다. 이명박 정부는 하루빨리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자멸을 면할 것이다.
안중모/하와이안 가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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