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큰딸 집을 방문했다. 허리 통증으로 주일이지만 교회에도 못 가고 혼자 텅 빈 집에 남아 침대에 누워 있으려니 처량한 생각이 든다.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니까 갑자기 큰 까마귀가 한 마리 날아들었다. 한국에서 까마귀는 죽음을 뜻하는 것이라 하여 침까지 뱉으며 쫓아 버리곤 한다.
그러한 문화 속에서 살아와서인지 까마귀를 보자 섬뜩한 느낌마저 들었다. 더군다나 그 까마귀는 무성한 관상수 중 하필이면 어린 자두나무에 앉으려고 펄떡 거렸다. 자세히 살펴보니 자두 한 알을 먹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큰 나무에 얼마나 많은 열매가 달려 있는데 하필이면 딱 한 개가 달린 열매를 따 먹으려고 하다니!” 비록 IQ가 낮은 새라 하지만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우리 사람들도 까마귀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부자일수록 더 욕심을 부리는 인정사정없는 세상. 그래서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내가 갖고 싶으면 남도 갖고 싶어 하는 게 사람들의 공통된 심리이다. 다만 얼마나 자신의 욕심을 억제 할 수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기에 지극히 적은 것이라도 베풀 수 있는 마음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갑자기 날아온 까마귀를 통해 새삼 깨달음을 얻었다.
함명숙/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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