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말기 1,000여명의 유대인을 구한 오스카 쉰들러와 90년대 중반 인종 학살이 벌어지던 르완다에서 1,200여명의 생명을 지킨 폴 루세사바기나처럼 한국전 당시 1,000여명의 전쟁 고아를 보호한 미군 군목의 스토리가 있다.
그리고 아카데미 상을 받은 ‘쉰들러 리스트’나 ‘호텔 르완다’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이 이야기는 1958년 록 허드슨 주연의 영화 ‘전송가’의 배경이 된다. 올해 한국판으로 출간된 ‘전란과 아이들 -그 천명의 아버지(Kids of the Korean War-Father of a Thousand)’의 저자 고 러셀 브레이즈델 대령이 그 주인공. 그리고 이 책의 한글판 번역과 출판을 책임진 유혜량 목사(사진)는 최근 뉴욕을 찾아 숭고한 인류애를 발휘한 고인의 유지
가 한국은 물론 미국의 한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기를 바랬다.
유 목사는 “여유와 형편이 허락해야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한 상황에서 자신의 희생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른 것을 브레이즈델 대령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국전 당시 군목으로 근무하던 브레이즈델 대령은 중국군의 개입으로 대규모 철수가 진행되던 50년 겨울 미군 복귀 명령을 무시한 채 전쟁 고아 1,000여 명을 살리기 위해 군 수송기 16대에 이들을 태워 극적으로 서울을 탈출시킨다. 이후 서울은 폭격을 받아 쑥대밭이 됐지만 전쟁고아들은 제주도 등으로 안전하게 피신하게 됐다. 퇴역후 뉴욕사회복지국에서 일하며 한인 입양아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던 그는 2003년 회고전을 썼고 아무런 인연이 없는 광주의 충현원 유혜량 목사에게 책의 판권을 넘겼다. 유 목사가 펼쳐지고 있는 한인 입양아 뿌리 찾기 사업에 이익금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였다.
유혜량 목사는 “브레이즈델 대령은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 입양아 20만명의 뿌리를 찾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 자신의 책을 써달라고 유언했다”며 그의 한인 입양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전했다. 유 목사는 88년부터 7년 동안 뉴욕에서 소셜워커로도 활동했었고 90년 중반 이후 한국에서 목회 활동과 사회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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