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대법, 발데스호 기름누출 5억 달러 배상판결
원래 50억 달러서 2006년 절반으로 준 뒤 또 1/5로
3만3,000여 원고 1인당 1만5,000달러 꼴
지난 1989년 알래스카 해안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건을 일으킨 엑슨 모빌에 대한 징벌적 배상금이 연방대법원에 의해 대폭 줄어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25일 엑슨 발데스호 기름유출 사건의 징벌적 배상금 상한선을 지난 2006년 항소법원이 정한 25억 달러보다 크게 낮은 5억750만 달러로 판결했다.
데이비드 수터 대법관은 엑슨 모빌이 이미 피해보상으로 지출한 비용보다 징벌적 배상금 규모가 많지 않아야 하며 연방 해양법 내용을 검토해도 25억 달러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 터 대법관을 포함한 5명이 징벌 배상금을 약 5억 달러로 정해야 한다는 다수 의견에 동의했고 이를 반대한 소수 의견은 3명이었다. 엑슨 모빌 주식을 보유한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이번 표결에서 배제됐다.
사고 당시 엑슨 발데스호에서 누출된 1,100만 갤런의 원유는 프린스 윌리엄스 내해 1,300 마일을 뒤덮었고 바다 새 3만 마리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어민과 원주민 등 수 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지난 1994년 3만3,000여명의 원고인단이 제기한 징벌 배상금 청구 소송에서 연방 배심원단은 엑슨 모빌이 50억 달러를 물어야 한다고 평결했는데 2006년 연방 항소법원이 이를 25억 달러로 줄였었다.
엑슨은 사고 이후 벌금과 과태료, 방제비용, 기타 비용으로 총 34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으며 1994년 첫 판결 이후 줄곧 징벌 배상금 액수를 줄이려 노력했다.
엑손 모빌은 미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2007년 순이익이 406억 달러였다. 5억 달라 배상액은 지난 1/4분기 순이익 109억 달러와 비교하면 4일 정도의 순이익에 해당한다.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로 징벌 배상금이 5억 달러 선에서 결정되면 원고 1명당 돌아가는 배상액은 1만5천 달러 정도다.
소수 의견을 낸 존 폴 스티븐스 대법관은 입법부가 이와 유사한 사건에서 징벌 배상금의 한도를 정한 사례가 없었다며 2심에서 정해진 25억 달러의 징벌 배상금이 그대로 부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재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놀라운 수준의 지침”이라며 일제히 환영했다. 그러나, 원고측 변호인단은 대법원이 해양법 조항에만 얽매였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법 판결을 전해들은 원주민 수산업자 실비아 랜지(55)는 “울분을 진정시키려고 40분간 샤워를 했다”며 발데스호 사건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원주민들이 도시로 이주함에 따라 전통문화가 완전히 끊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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