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로이터=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가 미국 영화산업의 메카인 할리우드에는 좋은 현상일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와 화제다.
로이터 통신은 11일 몇 가지 엇갈리는 증거가 있지만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영화계가 수혜를 입는다는 속설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멀리 여행을 떠나는 대신 동네 극장을 찾는 것으로 여가를 대신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영화산업에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속설이다.
고유가 현상으로 인해 우선 영화투자자들은 이전보다 더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일부 유럽 국가의 경우 단기간에 수익을 얻은 투자자에게 중과세를 하고 있어, 고유가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인 석유 상품 투자자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영화 같은 무형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영화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다 해도 현금으로 가지고 있었을 때 내야 하는 세금보다는 적기 때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영화산업에 몰리는 것이다.
석유 사업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석유 개발업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 케이블 방송 Tru TV의 드라마 ‘트루 골드(True Gold)’는 남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는데 성공해 방영 3주만에 시청률이 두 배가 됐다.
가장 큰 수혜자는 극장이다.
경제학자들은 오랫동안 석유나 가스 가격이 극장 관람객 증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해왔다. 전문가들은 과거 몇 차례의 극장 산업 호황이 고유가 사태 뒤에 왔다면서, 둘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
미국 내 유가가 각각 전년에 비해 30%, 10% 올랐던 1981년과 1982년에는 영화관 매출도 각각 8%, 16% 늘어난 반면, 유가가 진정세를 보인 1992년에는 영화관 매출도 겨우 1%만 증가했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그러나 유가 급등기에 영화관이 호황을 누리는 현상은 상대적인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여가 생활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영화관을 찾으면서 극장이 수익을 유지하는 것일 뿐 호황기에 비해 매출이 급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미시간 대학 폴 에델스타인 교수는 유가가 오르면 영화관이나 운동 경기 관람객 수도 줄어드는 건 마찬가지라면서 다만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영화관을 찾기 때문에 극장업계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뿐이라 분석했다.
오랜 기간 영화산업에 종사해 온 한 관계자도 고유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사실 아무도 없다. 다만 일부의 경우 남들보다 덜 고통스러울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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