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사와-미후네 콤비의 명작
인질사건을 다루며 인간성 고찰
일본 영화계의 두 거인으로 함께 여러 편의 명작을 만든 아키라 쿠로사와 감독과 명우 토시로 미후네의 콤비가 완성한 또 하나의 걸작 스릴러다. 일본 영화계의 또 다른 수퍼스타로 아직도 살아 있는 황소 눈을 한 연기파 타추야 나카다이가 나와 영화의 무게를 더 해준다. 1963년작 흑백.
인질사건을 다룬 가정 드라마이자 경찰 스릴러로 인간성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 아울러 일본의 계급의식과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기도 하다. 원작은 에드 맥베인의 소설 ‘왕의 몸 값’(King’s Ransom).
구두제조업으로 거부가 된 킨고 곤도 회장(미후네)의 어린 아들이 괴한에 의해 납치된 뒤 엄청난 액수의 몸값을 요구하는 통지가 날아든다. 괴한의 요구에 따르면 곤도 회장은 파산하게 된다.
그런데 뒤늦게 납치된 아이가 곤도의 아들이 아니라 곤도의 운전사의 아들로 곤도의 아들의 놀이 친구임이 밝혀진다. 괴한도 이를 인정하나 여전히 같은 액수의 몸값을 요구한다. 곤도는 처음에 이를 거부하나 양심의 가책을 받고 몸값을 지불, 운전사의 아들이 풀려난다.
한편 집요한 형사 토쿠라(나카다이)의 수사로 범인인 청년 긴지가 체포되고 돈도 회수된다. 수사과정에서 긴지는 가난한 집 출신으로 현재 인턴인데 헤로인을 팔고 또 인질사건 과정에서 공모자를 살해한 것이 밝혀진다.
곤도 회장이 옥중의 긴지를 면회하는 클라이맥스가 감동적이다. 긴지는 곤도에게 자기는 어렸을 때부터 빈민들이 사는 언덕 아래에서 마치 천국에 서 있는 듯한 언덕 위의 곤도의 저택을 올려다보며 자랐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자신은 순전히 부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다.
이에 곤도는 긴지에게 “너는 어떻게 해서 우리가 서로 증오하는 것이 옳다고 확신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간수가 긴지를 데리고 가면서 곤도는 자문에 자답을 생각하게 된다.
긴장감과 스릴 넘치는 뛰어난 범죄 드라마로 영화 첫 절반은 모두 곤도의 응접실에서 진행되다가 후반 들어 속도가 급물살을 탄다. DVD (40달러). Crite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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